아토초가 노벨상을 받았다 (2/2)

박용섭
박용섭 인증된 계정 · 평범한 물리학자의 TMI
2023/10/21
전편에서 이어진다.
https://stfmcgill.files.wordpress.com/2018/11/doflsqwxoaa3e76-0.jpg?w=523&h=523

올해가 아니고 2018년 노벨 물리학상도 레이저 관련 업적이 받았는데, 그 기술을 CPA(chirped pulse amplification)라고 한다.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만들어 내는 일은 SF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광자어뢰 (photon torpedo) 같은 데 쓸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과학자들이 극도록 강력한 전기장에서 일어나는 물리현상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이야기에서 설명한 Ti:S 레이저에서 펨토초 수준의 극초단(ultrahort) 펄스가 나오지만 개별 펄스가 아주 센 것은 아니다. 간단히 계산해 보면 약 1 와트의 광출력을 내는 레이저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데, 여기서 펨토초 펄스가 100 메가헤르츠(초당 1억개)로 나온다고 하면 펄스 하나당 10 나노줄(nJ)의 에너지를 갖는다. 펄스 하나의 에너지는 크지 않지만 펨토초 수준의 짧은 시간에 그 에너지가 다 나오므로 펄스 폭이 짧을 수록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시간당 에너지는 더 높다. 펄스를 압축 할수록 피크에서의 빛의 세기 (전기장의 세기)가 강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짧은 펄스에 에너지가 모여있다고 해도 10 나노줄의 에너지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이정도 세기의 펄스는 증폭해야 아주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만들 수 있는데, 얼마 전에 보고된 우리나라 광주 과기원과 IBS의 남창희 교수 팀에서 기록한 바에 의하면 10 펨토초 펄스 하나당 10줄의 에너지를 갖도록 증폭한 것이 있다. 위에 언급한 쉽게 만들 수 있는 10 나노줄 에너지에서 10억(10^9)배 증폭된 것이다. 이처럼 세기가 약한 레이저 펄스를 광학적으로 증폭하는 방법은 역시 펌프 레이저를 이득 매질(gain medium)에 넣어주고 이와 동시에 세기가 약한 짧은 펄스를 넣어주는 것이다. 마치 가정의 오디오에 있는 ...
박용섭
박용섭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물리학자. 고체/응용 물리 실험 전공.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싶어 함. 물리학/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양자기술/인공지능 최신동향과 바이오 기술에 관심이 많음. 공저 <물질의 재발견> (2023 김영사).
17
팔로워 92
팔로잉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