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롱볼축구'는 통계 해석 오류가 낳았다

최민규
최민규 인증된 계정 ·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경기이다"
2022/12/22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8강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8강전에서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를 만났다. 명승부를 펼쳤지만 역사적으로 절대 질 수 없는 라이벌에게 패했다는 점은 잉글랜드의 월드컵 역사에 또다른 상처로 남았다.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 우승 이후 잉글랜드는 두 번째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1990년과 2018년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축구기자 사이먼 쿠퍼와 스포츠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가 공저한 <사커노믹스>는 ‘잉글랜드가 월드컵을 즐기는 8단계’라는 블랙유머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1단계: 지역 예선, 월드컵 우승을 확신한다
2단계: 월드컵에서 꼭 과거의 적국과 맞붙는다
3단계: 잉글랜드는 유독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요상한 불운 때문에 졌다고 결론짓는다. 
4단계: 상대 팀은 반칙만 한다
5단계: 우승컵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탈락한다
6단계: 탈락 다음날, 사람들은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7단계: 희생양을 물색한다
8단계: 다음 월드컵에는 반드시 잉글랜드가 우승하리라고 믿는다
   
쿠퍼와 지만스키는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많은 잉글랜드 축구팬의 믿음과는 다른 결론을 내린다. 잉글랜드 축구는 월드컵에서 특별히 불운에 시달린 적이 없으며, 오히려 주어진 조건에 비해 조금 더 잘 했다. 잉글랜드는 50% 확률로 이기는 팀(실제 월드컵 본선 승률은 44.4%. 브라질은 66.7%)이었다. 그들에 따르면 오늘 잉글랜드가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무작위성'이다. 즉, 잉글랜드 축구는 잉글랜드 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았다. 
   
잉글랜드와 롱볼축구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실패했던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그 중 하나로 1990년대 대표팀을 지배했던 '롱볼축구'를 꼽을 수 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잉글랜드 대표팀은 2000년대 중반 이후에야 롱볼축구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잉글랜드 최초의 축구 분석가' 찰스 리프(1904~200...
최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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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학회 이사. 주간지 <스포츠2.0>과 스포츠신문 <굿데이>, <일간스포츠> 등에서 주로 야구, 잠깐 정치 취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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