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항해도 vol. 93

여러분은 ‘불법 집회’라는 표현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유독 집회와 시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 요즘이었습니다. 건설노조는 양회동씨의 분신 이후로 정부의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1박2일 도심집회를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불법집회’라며 이를 강하게 비난했죠.

이후 여권은 곧바로 ‘집시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교통혼잡을 줄 수 있는 출퇴근 시간 집회를 금지하고, ‘불법집회’ 이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를 금지하는 일이었는데요.

이번주 폴라리스는 이 개정안의 내용과 맥락을 살피며, 여야가 어떻게 집회의 자유를 오독하거나 오용해왔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나아가 ‘불법 집회’라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법대로 하자’는 이야기가 어떻게 공허할 수 있는지까지요.

#1 재점화된 집시법 개정
지난 5월 21일,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은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논의 후 알려진 개정안 내용은 크게 4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는데요. 불법 행위를 저지른 적 있는 단체가 집회·시위를 열겠다고 신고할 경우 이를 허가하지 않는 것, 출퇴근 시간대 도심 도로에서 여는 집회·시위를 막는 것, 0시~오전 6시의 집회 제한, 그리고 시위 진압에 대한 경찰권한 강화 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집시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개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들과 시민사회는 헌법에 위배되는 개정이라 반발하며, 논란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작년 논란에 이어 왜 지금 집시법 논란이 또 한번 재점화 됐을까요?

당·정 협의회는 지난 5월 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서울 도심 집회를 계기로 열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