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기의 예술화, 관음의 생활화 - 사진의 기술학과 관음의 윤리학(2)
2023/03/14
관음은 보통 타인의 비밀한 생활과 은밀한 모습을 훔쳐보는 부정적인 행위로 인식된다. 영화에서 욕망을 품은 대상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장면이나 인터넷 상에서 수시로 행해지는 '신상털기'는 관음의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모두는 관음을 일종의 예술이자 생활로 누리고 있다. 이런 관음에 대한 생활화를 '공동 관음'으로 불러도 좋을 듯 싶다.
'공동 관음', 그야 말로 함께 모두가 함께 관음하는 것이다. 관음이 은밀하고 아무도 모르게 행해져야 하는 조건을 지니고 있음을 기억한다면 '공동 관음'이라는 말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즐기기까지 하는 이런 행동들에 대해 '관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이 거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무의식적으로, 신상털기를 행하는 네티즌들은 의식적으로 관음의 욕구를 함께 충족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함께 훔쳐보고 있는 것이다.
'공동 관음', 그야 말로 함께 모두가 함께 관음하는 것이다. 관음이 은밀하고 아무도 모르게 행해져야 하는 조건을 지니고 있음을 기억한다면 '공동 관음'이라는 말은 대단히 모순적이다. 현대 사회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즐기기까지 하는 이런 행동들에 대해 '관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이 거슬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무의식적으로, 신상털기를 행하는 네티즌들은 의식적으로 관음의 욕구를 함께 충족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함께 훔쳐보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스크린을 통해 전달되는 누군가의 삶이다. 누군가의 사생활이, 때로는 신체가 어둠 속에 있는 절대 다수의 관객들에게 적나라하게 전사된다. 현대 영화이론가들은 영화가 합법적으로 관음증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장르로 인식하여 관음증을 영화 이론의 영역으로 편입시켰다. 카메라의 눈과 관객의 눈은 동일시되며 극장 안 관객들은 타인에게 들키지 않은 상태로 은밀하게 즐기는 형태를 띤다.
@강부원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탐욕에 복무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의 절단면을 박아넣는 일을 카메라가 수행하듯, 다른 사람의 비밀한 장면과 생활을 영화가 새겨넣는 일을 예술의 이름으로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주셔 고마워요.ㅎㅎ
일본어로 훔쳐보기는 '노조끼'인데, 이게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면 그게 놀이가 되고, 점찍듯이 여성을 고르는 행위로도 받아들여 집니다. 말씀하신대로 예술도 마찬가지지요. 특히 영화는 감독과 청중이 서로 훔쳐보는 행위로 완성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카메라 기술의 발달이 훔쳐보기의 예술을 확립시켰다는 부분은 일견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강부원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탐욕에 복무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의 절단면을 박아넣는 일을 카메라가 수행하듯, 다른 사람의 비밀한 장면과 생활을 영화가 새겨넣는 일을 예술의 이름으로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주셔 고마워요.ㅎㅎ
일본어로 훔쳐보기는 '노조끼'인데, 이게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면 그게 놀이가 되고, 점찍듯이 여성을 고르는 행위로도 받아들여 집니다. 말씀하신대로 예술도 마찬가지지요. 특히 영화는 감독과 청중이 서로 훔쳐보는 행위로 완성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카메라 기술의 발달이 훔쳐보기의 예술을 확립시켰다는 부분은 일견 동의하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