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별적 언어 문화] 잼민이
2024/04/23
2020년 이후, 어린이·청소년을 부르는 온라인상의 신조어로 새롭게 등장한 ‘잼민이’라는 호칭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터넷 방송의 음성합성소프트웨어(TTS) 중 남자 어린이 목소리의 이름이 ‘재민’인 것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 말은 어린이·청소년, 특히 어린이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퍼졌고, ‘초딩’, ‘급식’ 등의 자리를 대신해 쓰이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어리거나 귀엽거나 유치한 모습을 가리켜 ‘잼민이 같다’라고 하는 식으로 악의 없이 쓰이기도 하지요. 어린이들에 대해 미성숙하고 하찮은 존재나 민폐를 끼치는 불편한 존재라는 어감을 담아서 쓰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띕니다.
잼민이의 어원은 남자 어린이 캐릭터의 이름이고, 한눈에 딱 폭력적이거나 차별적인 말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별 문제의식 없이, 귀여운 유행어라 생각하며 쓰는 사람들도 더 많은 것 같고요.
하지만 말의 의미에서는 어원만이 아니라 그 말이 쓰이는 방식과 맥락도 중요해요. 잼민이는 ‘초딩’, ‘급식’ 같은 과거의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멸칭이 쓰이던 자리를 대신하여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쓰임새가 충분히 차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성숙하다거나 유치하다거나 ‘무개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