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차고, 물은 물이다.

김형찬
2023/07/21
"검사 결과 보니까 체액이 부족하다고 나오는데, 평소 물은 어느 정도 마시나요?"

"그럴 리가요~ 매일 적어도 2리터는 마시는데요."
   
"음~ 그 정도 마시면 이런 수치가 나올 리가 없는데요?"
   
"아, 꼭 물을 마셔야 하나요? 작년 겨울부터 물 냄새가 싫어서 보이차를 우려서 물대신 계속 마시고 있어요. 마시기도 편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해서요."
   
"아하!!!" 
   
같은 단어를 써도 뜻은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잘 자나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는 환자의 'YES'는 숙면이 아니라, 부족하지 않은 수면시간을 의미할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는 물을 마시는 일이 차나 주스를 마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물을 마시는 것과 차를 마시는 일은 다르다. 수분 섭취라는 측면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 또한 맹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환자 중에는 '몸에 좋다'는 각종 약초들을 우려서 물처럼 마시는 분들도 있다. 약초 우린 물은 물이 아니고, 몸에 좋으라고 마신 것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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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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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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