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 예산안에 드러난 오세훈 주택정책의 문제(1/2)

진짜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기껏해야 공급을 핑계삼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해서 조합원들 좀 돈 좀 벌게 해 주겠거니 했는데.

1. 총평  :  ‘도착(倒錯)행정’,  시정농단, 공공의 배임, ‘먹떨깽'

예산안에서 드러난 공적임대주택(공공주택 및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설명은 말미에!)분야에 대한 오세훈 시장의 정책방향은 ‘전임시장 지우기’ 차원이나 시장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시정을 사유화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전임자의 다양한 실험에 대해서 공과를 가리고 시정조치를 내리기도 전에 언론과 개인 유튜브를 통해 비판을 하며 반론에 대해서는 논점을 일탈하면서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은 ‘저질행정’의 수준이지만,

공공성이 높은 사업은 축소시키고, 소수의 영리기업이나 토지주의 이익을 위해 공공자원을 투입하여 공공의 역할을 전도(顚倒)시키는 것은 ‘도착(倒錯)행정’이다. 혹은 서울시를 <성남의뜰>과 같은 민간투자자들의 한같 투자도관체(PFV)로 전락시키는 ‘시정농단’이다. 

  구체적으로 공적임대주택 부문의 예산을 살펴보면 매입임대주택이나 역세권청년주택 중심으로 영리기업과의 협력(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은 확대하고, 사회주택 등 비영리/사회적경제주체와의 협력(PSPP: Public-Social-Private Partnership)은 축소했다. 각론에서 변화의 여지는 있지만 ‘민간토지임대부 장기전세주택’의 경우는 공공의 배임에도 해당한다. 참여민주주의의 거버넌스 구조를 무너뜨리는 점에서는 시민들을 단순한 시혜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먹떨깽’(먹고 떨어져라 그지 깽깽이들아 – 충공깽 패러디)’의 자세다. 

  오세훈 시장은 10년간 1조를 썼다고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ATM기로 전락했다고 몰아붙였다. 그렇다면 4년간 2조원을 넘게 민간토지주의 배를 불려주는데 쓰겠다는 오세훈 시장은 공익의 탈을 쓰고 세금을 빼돌리는, ATM기마다 주의안내가 붙어있는, 보이스피싱인가? 그도 아니면 나라 팔아먹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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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시 예산 및 정책분석 토론회 “오세훈의 예산 그리고 거짓말” - 공적임대주택 발제자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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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년 서울시 예산안 속의 공적임대주택 - 현황과 문제점 

 우선 오세훈 시장이 새로 추진하는 ‘민간참여형 장기전세주택’과, 일반 공공주택사업 및 역세권청년주택의 매입, 사회주택 및 공공-민간협력사업의 일부를 살펴본다.

   1) 장기전세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민간참여형 유형 신설 

예산 항목은 ‘장기전세주택 7만호 공급을 위해 민간참여형 장기전세주택 연구 및 출자금’이다. 당장은 출자금 40여억 원에 약간의 연구비 수준이지만, 2026년까지의 총사업비는 2조 1,304억 원 가량이다. 사업의 취지는 서울시 소유 가용토지의 한계로 민간토지를 활용하여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출처: 오시민행동 자료집)
문제는, 민간토지임대방식으로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했을 때 토지임대기간 만료 시점 최종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물은 감가상각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0에 수렴하고 토지의 가치는 계속 오른다. 그렇기에 서울시가 토지를 소유하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경우는 공공의 자산획득효과가 있다. (사)한국사회주택협회의 주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토지임대료 수취와 별도로, 사회주택용으로 사들인 초지의 가치가 올라 (건축비는 사회주택사업자들이 임대료 받아 갚는다) 현시점에서 60%가 넘는 자산가치 상승의 편익을 얻었다 (부록 참고).

토지가 민간 소유이면, 감가상각하는 건물만 보유한 공공이 토지임대기간 만료 후 최종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 마땅치 않다.

토지임대료는 토지임대료대로 지출하고, 돌려줄 전세보증금까지 서울시 재정에서 지원하면, 건물의 관리와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해 공공과 입주민이 기여한 몫은 고스란히 민간자산가치 상승으로만 이어지게 된다. 공공의 배임이요, 공공의 역할이 물구나무선 ‘도착(倒錯)행정’이다. 억강부약은 커녕 억약부강이다.

민간토지주가 토지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리츠를 구성하여 개발이익과 커뮤니티 유지의 노력에 따른 자산가치의 상승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자칫 잘못 설계하면 서울시를 민간투자자들의 한낱 투자도관체(PFV)로 전락시킬 수 있다.

   2) 공공임대주택공급 예산 확대

외형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청년 매입임대, 공공원룸주택 매입임대, 일반다가구 매입임대, 역세권 청년주택 매입 위주로 예산이 증가하였다. 특히 역세권 청년주택은 2배 이상 증액하여 1080억 이상 배정하였다. 신혼부부 매입임대의 경우는 감액되었다.
(출처: 오시민행동 자료집)
그런데 함정이 있다. 조기 분양전환 구조와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 수준을 감안하면 역세권청년주택은 사회주택보다 공공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역세권 청년 사업에는 기업이 줄을 서서 신청하지만 사회주택에는 거의 신청하지 않는다. 그나마 몇몇 선한 의도를 가진 중소기업이 신청했는데.. 엊그제 준공식도 했는데.. 서울시장님은 관심도 없고..(사진)
중소기업 ‘경성리츠’가 참여한 서울시 사회주택 ‘네스트 미아’ 준공식. 오세훈 시장님도 좀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오세훈 시장은 사회주택에게는 ‘SH 혼자 하면 되는데 왜 실력도 없는 민간이 끼어드냐’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웬걸. 사회주택은 건축상도 수상하고 (아래 사진), 입주자 만족도와 타인 추천의향이 무지무지 높게 나왔는 걸... (부록 참고)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유니버설 하우징 협동조합의 'UD하우스 수유점’. 2020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사회주택보다 공공성이 떨어지는 역세권 청년주택이나 일반 매입임대 예산은 오히려 늘린 점, 민간토지임대 장기전세를 들고 나온 것을 보면, 

(1) 오세훈 시정이 추구하는 공공-민간 협력은 철저히 영리기업의 이익 중심으로 공공이 희생하는 협력방식이며, 

(2) 주택이 운영관리까지 책임지는 사회주택과 같은 모델 보다, 운영관리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물량만 늘리고 공실이 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퇴행적 모델을 선택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공공재정 집행의 효율성은 물론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주택 장수명화, 공동체 회복, 시민참여 활성화를 통한 민주주의의 발전 등 미래지향적 가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 운영관리가 왜 중요하냐고?

기존의 매입임대는 공급과 운영주체가 분리되어, △수요와 무관한 기획 △부실시공 △운영주체의 책임성 저하 등의 문제로 입주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공실률이 높아 공공재정이 낭비되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하자 문제, 공실률 문제는 국정감사의 단골 메뉴다.

왜 그럴까? 짓는 사람 따로, 사 주는 사람 따로, 운영하는 사람이 따로이면 왜 문제일까? 각자 잘 하는 것에 집중하면 더 좋지 않을까?

이 부분은 시장실패와 공공실패가 결합되어 생기는 문제다. 1989년에 공공주택이 처음 도입되었을때는 주로 아파트 단지 위주로 지었다. 그러다 보니 저층주거지에는 공공주택이 들어가기 힘들어져서 2002년부터 매입임대주택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공공은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짓는 분들은 팔고 떠나면 그만이니, 최소한의 체크리스트만 통과하면 엉망으로 지은 집이라도 공공이 사들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지역의 수요가 1인가구일지 2인가구일지 상관도 없고, 몇 개월 뒤 비가 새도 상관이 없다. 입주자 민원이 계속되자 공공(기관)은 그냥 공실인 걸 선호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사람이 없으면 민원도 없고. 임대주택 건설실적은 충족했고. 공실률은 잘 안따지니. 공공재정의 어마어마한 낭비다. 운영기관은, 자기가 짓지도 않은 건물의 하자보수 민원에 시달리니 죽을 맛이고.
출처: 오시민행동 토론회 발표자료
공급주체와 운영주체를 일치시키면 △운영기획과 수요에 맞는 설계 △성실시공 △운영주체의 책임성을 제고를 꾀할 수 있다. 장애인을 위한 주택을 위해서는 경사로를 만들고, 반려인을 위한 주택에는 현관에 낮은 높이의 수도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중간에 커뮤니티 공간을 따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가 공급했으니 하자민원에도 책임지고 대응해야 한다.  

이는 공급자 주도의 주택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주택시장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도 부합하는 방향이다. (LH공사의 매입약정-운영위탁형 주택이나 테마형 매입임대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공급-운영주체는 일치하지만 장기임대수익으로 초기 공사비를 상환하는데 오랜 시일이 걸리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무거운 재무구조에 비하면, 현 시점에서는 훨씬 효과적인 공공-민간협력 모델이다.)

공급주체와 운영주체를 일치시키는 것은 민간 영역의 협력파트너에 대한 제도적 유인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공공 자체도 건설(하드웨어) 공급 중심에서 운영(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하는 관점의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만족도 및 입주자 맞춤형 주거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운영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하나의 예다. 단순히 건설-매입 예산만 늘릴 것이 아니라 운영관리 단계의 예산과 사업이 앞으로는 더 필요하다. 


  3) 청년 월세 지원과 전세자금 지원, 사회주택 축소

월세 지원금 좀 어져라, 그지 깽이들아 수준이다.
출처: 오시민행동 토론회 자료


(여기서 부턴 2편에서 계속 하겠습니다. 아래엔 ‘공적임대주택’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





<<공적임대주택? 사회주택?>>

오세훈 시장은 박근혜 정부때 해외에라도 살다가 왔나?  민간의 활력을 활용하여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이미 박근혜 정부때 부터 두 갈래로 진행되었다.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2015.1.13. 국토부 보도자료)을 위한 ‘뉴스테이’ 정책은 ‘기존의 사적 임대시장에 의존한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고자 임대주택 공급주체를 다양화’ 하고 규제 개선 및 지원 방안 마련하였는데(아래 박스 참고), 대규모 민간임대는 택지개발형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형 임대사업자를 육성하고, 중소규모 민간임대는 사회적 경제조직을 활용해서 도심 내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꾀하는 전략으로 2원화하였다(오세훈의 서울시정은 이보다도 퇴행적이다).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 사업
이러한 시대적 추세 속에 서울시에서는 시의회의 『사회적 경제 주체 활성화를 통한 서울시 청년 주거빈곤 개선 방안』(최은영 외, 2014)를 거쳐 2015년 1월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며, 과거 각종 보고서나 정책 개론서에만 등장하던 사회주택이라는 단어가 최초로 제도화되었다.

조례의 정의에 따르면 사회주택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해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이다. 이외에도 영리기업이 참여하는 역세권청년주택(조례: 2016), 자발적인 공동체들의 탈투기적이고 자율적인 주택마련과 운영을 돕는 공동체 주택(조례: 2017.7) 등이 조례로 제도화되었다. 

역세권청년주택의 경우 영리기업의 참여가 활발하지만 실현하는 공공성에 비하여 공공의 지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고, 사회주택의 경우 여러 가지 제약조건으로 목표대비 실적이 부진하다. 가령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경우, 초기엔 은행들이 대출을 잘 안해줬다. 토지지분이 없다는 형식논리로. 공공이 소유한 토지라 이 보다 안전할 수가 없건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주거복지로드맵(2017.11.29. 관계부처 합동)’을 발표하면서 이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이를 기존의 공공주택과 함께 ‘공적임대주택’이라는 개념으로 포괄하였다.

공공성이 강화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의 명칭은 ‘공공지원’주택으로 하여 기존의 공공임대(건설/매입/임차형)와 민간이 공공성을 구현할 경우 지원하는 개념으로 재편성하고 뉴스테이와 집주인 임대사업 등을 이에 흡수한 것이다.

여기서 공공지원주택은 유럽의 사회임대주택(Social Rental Housing)을 참고하여 “민간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나 공공의 지원을 받아 초기임대료, 입주자격 등에 있어 공공성을 확보한 임대주택”으로 정의하고, 

임대기간(8년 이상), 임대료 인상 제한(연 5%), 초기임대료(시세 미만), 입주자격 제한(무주택자 우선공급)의 규제를 적용했다. 서울시의 사회주택과 역세권 청년주택 등이 이 기준을 (초과)충족한다.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2019.2. 국토교통부)에서는 사회주택의 추진 배경을 △주택 공급주체 다변화 △돌봄이 필요한 사회취약계층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되는 가구 증가  △주거 기반의 지역 공동체 소속 의식·유대감 약화로 파악했다. 

사회주택의 개념은 서울시의 정의를 바탕으로 ‘기존의 공공 및 민간임대와 달리 사회적 기업, 비영리 법인 등 사회적경제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으로 규정하고, 사회주택의 특징을 ‘저렴한 임대료, 소득수준에 따른 입주 및 임대료 차등 부과, 안정적 거주기간 보장 등의 공공성과 지속성, 사회적 가치 추구’로 정리했다.

사회적 가치의 예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공동체 회복, 일자리 창출, 다양한 서비스 제공’, 지속성의 예는 ‘적정 수준의 주택규모로 영리 추구 가능’, 공공성의 예는 ‘저렴한 임대료와 안정적 거주기간’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사회주택의 비전을 “주거취약 계층이 저렴하게 오랜기간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주거환경 조성”으로, 정책 목표는 △사회주택 공급 확대 △다양한 사회가치 실현 △사회적경제주체 지원 및 역량강화 △사회주택 활성화 기반 구축의 4가지 분야로 설정하고, 2021년까지를 핵심기반 구축단계, 2022년까지를 생태계 조성단계로 단계별 실행과제를 정리하고 그 이후는 ‘공공임대 및 민간임대와 더불어 주거복지의 한 축으로 도약’하는 보편화 단계로 나누어 접근하였다.  

그런데 ‘사회’라는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법사위 국회의원 1명의 반대로 법 제정은 아직 하지 못한 상황.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