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티핑포인트는 정말로 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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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
지난 토요일 블룸버그 뉴스가 미국의 신차 시장(new car sales)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특정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유행해서 대중화되는 지점)를 통과한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더 빨라서 2021년에 이미 8%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20년에 3.9%였던 전기차의 신차 시장 점유율이 1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중국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666만 대 중에 절반이 중국에서 팔렸다. 이렇게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국과 달리, 전기차의 바람을 몰고 온 주역인 테슬라의 나라 미국에서는 확산이 빠르지 않았다. 왜일까?

우선 아무래도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 전기차의 확산에 유리하다. 가령 자동차 당 평균 이동거리가 짧은 유럽에서는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이 판매에 큰 장애가 되지 않지만 미국은 다르다. 충전소망에 묶이고 싶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 많은 미국에서 테슬라는 꽤 오랫동안 진보적인 부자들의 과시소비 수단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고가로 팔릴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잘 알았던 테슬라가 고성능을 강조한 고급차 시장에 먼저 진입해서 인기를 얻고 차근차근 가격을 낮춘 대중화된 모델을 선보인다는 전략을 추진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2022년에도 여전히 고급차의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전기차는 유지비가 적게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테슬라를 사는 사람은 유지비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기차의 완전한 대중화는 "전기차가 더 싸기 때문에" 전기차를 사는 시점에 완성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싸다"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신차의 가격이 싼 것과 유지비가 싼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유지비는 내연기관(ICE)* 차량에 비해 저렴할 수 있어도 구매 가격이 높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고 돈을 절약하려면 오래 유지해야 한다.

요새는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을 줄여서 ICE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과거에는 모든 차량이 이런 방식이었기 때문에 ICE라는 표현을 보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EV가 아닌 차를 ICE 차량, 혹은 그냥 ICE라고 부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디지털시계가 나온 후 전통적인 바늘 시계를 아날로그시계라고 부르게 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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