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다큐조개의 꿈을 꾸는가?

퇴치1
퇴치1 · 주로 애니메이션
2023/04/07
영화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 리뷰
출처: 다음 영화

크기 2.5cm, 신발 신은 조개 '마르셀'은 마찬가지로 조개인 '코니 할머니'와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살고 있다. 한때는 여러 소형(小型) 공동체와 어울려 살았으나, 불의의 사고로 현재는 둘만 남게 되었다. 에어비앤비에 묵으며 우연히 마르셀을 조우한 아마추어 촬영 감독 '딘'은 그런 마르셀의 일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다. 넷상에서 영상이 큰 화제가 되며 마르셀은 인플루언서가 되고, 애청하던 방송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된다.
 
딘 플레이셔 캠프 감독의 2021년 작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이하 <마르셀>)를 거칠게 요약하면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는 이야기' 정도가 되겠다. 하나, 상실의 통증을 스케치하고 공동체 회복을 염원하는 아기자기하며 따뜻한 이 영화는 줄거리 자체보단 표현 영역에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안겨준다. 스톱모션 기법을 활용한 페이크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로 구분될 장르 특성은 확실히 앞으로도 회자될 참신한 사례가 될 것이다.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두 요소는 언뜻 상호 이질적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가상을 조직하는 애니메이션의 동력과 실제를 파고드는 다큐멘터리의 동력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를 융합한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의 역사는 생각보다 유구하다. 윈저 맥케이의 1918년 작 <루시타니아호의 침몰>을 기점으로 그 명맥이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활성화된 것은 아리 폴만의 <바시르와 왈츠를>이 공개된 2008년부터다. 이 지점은 상징적이다. 21세기 들어 그래픽 시네마가 부상함에 따라 더 이상 사진적 리얼리즘이 현실을 묘사하는 유일한 방법론이 아니게 되었다. 그와 함께 기록 대상의 물리적 지표성을 담지하는 다큐멘터리의 개념적 정의를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이듬해인 2009년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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