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준
김학준 인증된 계정 · 어쩌다 분석가
2022/03/31
"웃음이라고 하는 것은 허약함, 부패, 우리 육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웃음이란 농부의 여흥, 주정뱅이에게나 가당한 것이오. (...중략...) 웃음이 원래 천박한 것, 범용한 자들의 제 신심을 얼버무리는 수단, 평민을 비천하게 만드는 것임에는 변함이 없어요."
움베르트 에코의 걸장, <장미의 이름> 중 호르헤 수사의 말이다.  웃음에 대한 탄핵 중에서도 아마 가장 잘 알려진 이 말은, 지식과 믿음을 절대화하여 한 치의 의심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전체주의자들이 가지고 있을 웃음에 대한 히스테릭한 공포를 잘 보여준다. 웃음은 과연 금기를 깨부수고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을 뒤집는  골계와 해학의 기능을 수행하기에, 역대의 독재자들은 코미디언들이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 것의 범위를 한정하...
김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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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베들의 시대 작가, 트위터 Paledot(@GheemHak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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