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마비시킨 댓가

유정
유정 · 상처입은 치유자
2021/12/13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축복이다.

그래서 비참, 슬픔, 고통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댓가는 혹독하다.
내 감정을 모르니 남의 감정도 모르고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느끼는 일을
머리로 한참 생각해서 이해해야 하며
결국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30대 초반부터 시작된 나를 찾는 여정의 결과
좀더 깊은 내면에 있는 나를 만났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상실과 비슷해서 깊이 울었다.
이젠 나도 조금씩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상처받았던 나를 만나는 것이기에 
가슴 아프지만 
내 마음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 같다.

내 감정과의 만남은
얼어붙어버린 마음에 봄햇살이 비추는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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