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
2022/11/29
나도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한지 이제 십오 년도 더 넘은 고등학교 동창들의 직업은 다양하다. 의사, 변호사부터 회계사, 세무사는 물론 대기업 직원, 경찰관, 선생님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렇게 모두 잘 풀린 친구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친구가 좋다는 게 뭔가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녀석들과 만나면 각자의 사회적 지위, 경제적 능력과 관계없이 그저 그 시절의 녀석들을 떠올리며 서로 놀리고 웃고 떠들며 그때로 돌아간다. 그렇게 허물없이 예전처럼 수다를 떨다 보면 새삼 나 역시 사회에서 묻은 때와 허울로 가득한 가식덩어리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들의 웃음 너머에도 각자의 삶의 시험에 따른 혹독한 인내가 엿보인다. 게다가 사람의 생이라는 게 참 얄궂게도 힘든 일이 있는 녀석에게 조금 더 많은 짐을 짊어주는 것 같은 경향이 있지않나. 물론, 그 역시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나름의 이유와 뜻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지만 당장 한 치 앞도 못 본 체 수면 위로 겨우 깔짝깔짝 들이쉬는 숨을 이어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그런 진리의 조언은 딱히 잘 듣지 않는 두통약 정도의 동의만 얻을 뿐이다.
이번 여행은 두 차례에 걸쳐 총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났다. 직장인 친구가 한 명, 사업하는 친구가 두 명인데 서로 지역도 다르고 시간이 안되어 따로 만났다. 이제 슬슬 나이도 들고 다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예전처럼 대여섯 명이 한 번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들어보니 고향에 있는 친구들의 모임도 예전 같지 않았다. 친구들을 만나도 세 명이 모이면 많은 편이고 아예 둘이 만나거나, 다른 무리가 생기기도 했단다. ...
대중문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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