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알바들

서지은
서지은 · 어느 책 중독자의 수기 작가
2023/11/02
  알바 하나가 끝났다. 곧 하나 다시 시작할 양이지만 이참에 내가 거쳐온 알바들에 대해 말해보겠다. 첫 알바는 역시 과외였다. 친구가 하던 일을 받았는데 주 1회 15만원 정도를 받고 영어를 가르쳤다. 얼마 하다가 그만 두었는데 그 말을 아이 앞에서 한 터라, 아이가 울었던 것 같다. 스무살이었다.

  원하던 과가 아니어서 재미도 잘 못 붙이고 휴학을 두 번이나 했는데 그 중 한 번은 순전히 행복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서울랜드에서 일을 했었다. 오십만원인가를 받고 열두시간을 일하며 입구에서 검표원을 했었는데, 당시 친하던 선배님이 정대 기도모임 멤버들을 데리고 와서 단체 표를 직원할인가로 끊어줬었다. 친구들 왔느냐고 나도 일찍 퇴근 시켜주어 합류해서 워터 슬라이드도 타고 재미있었지^^ 출근길에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는 호사도 누렸었고 한 번인가는 강을 가로지르는 리프트도 태워줬었는데 그 중 백미는 매일 폐장 때 불꽃놀이를 마음껏 보는 일이었다. 휴학 중이었으므로 아직 학생일 땐데 내근을 하라고 제안받았는데 졸업 후에 여기 다시 들어오라고 했었던가? 그런데 역시 세상 전체가 궁금했던 서모양은 아니라고~ 나는 하고픈 일이 있다고 고사했었다.

  직장생활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주로 ngo에 학원강사에 연구원도 다니긴 했었는데, 그나마 번듯해 보이는 연구원은 마침 국무총리실 산하의 씽크탱크 블라블라한 곳이었으므로 명함도 나오고 괜찮아 보이긴 했지만 거기는 대학원 가기 전 학업과 병행하는 수준으로 볼 때 괜찮다 싶은 페이가 나왔었고 full time 기준으로는 아니었다. 대학원 가기 전과 나오고 나서 총 두 번을 거기서 일했는데 그 직장의 온도차는 무척이나 달라져서 2006년 쯤 처음 일할 때엔 괜찮은 아이들은 거기 있는 동안 주로 10개월짜리 정부 용역 프로젝트 소속 위촉연구원 research assistant(RA)였는데 그기간 동안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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