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날 수 없는 칼로리의 무간지옥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3/13
(일러두기: 오미크론에 감염된 2022년에 작성한 글이다)

오미크론 감염으로 일주일 격리된 기간 동안의 아픔도 결코 만만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격리가 풀린 뒤의 후유증도 가볍지는 않다. 그나마 나는 은근한 시림과 근육통, 멍한 느낌과 피로감 정도라 다행인데, 어머니는 아직까지도 간헐적 두통과 근육통, 관절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증상이 사라지는 듯하다 오래도록 다시 나타나는 병이 또 있었을까? 

그나저나 오미크론 증상이 한창일 때는 당연히 하루 세 번 약을 챙겨 먹었고, 아침을 대신해서 마시던 방탄커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위장에 커피와 약을 같이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기간 동안 간편한 아침 식사로 택한 것이 하필 떡이었던 데다가, 기력이 쇠한 만큼 다른 식사도 잘 챙겨먹은 탓에 체중이 업보처럼 늘고 또 늘어서 이제는 체중이 또다시 생애 최고치에 근접하고 말았다. 심지어 격리 직전에 ‘격리 되면 이 정도는 먹겠지’ 하고 사놓은 과자들을 주워먹는 버릇이 들어 체중이 지금도 마냥 우상향 중이니, 이대로라면 경도 비만을 벗어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다만 현 상황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게 보고 있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생활 습관에 따른 체중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체험하고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쉽게 말하는 살 빼는 법,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세요’와 크게 다를 바도 없게 느껴지긴 하지만, 나는 아침을 방탄 커피로 때우고 식사 외에 아무 간식도 먹지 않으며 저녁 운동을 꾸준히 하면 살이 조금씩 빠지는 인간이다. 감량을 위해 지옥 훈련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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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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