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던지고 보는 정치

라인란트 · 독빠밀덕 아닙니다
2024/01/17
I. 2024년 4월 10일 지구는 멸망한다?

'데모크라시 시리즈'라는 유명한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다. 각종 정책을 선택해 유권자의 지지도를 얻어 선거에서 재선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한때 이 게임을 즐겨했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기억 중에 하나는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나오지 않자 소득세 폐지(!)를 포함한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했는데 그게 먹혀서 덜컥 재선돼버린 일이었다. (물론 2기 임기에서는 그 뒷수습을 하느라 애를 먹다가 지지율이 떨어져 암살당하는 결말을 맞았다.) 이 게임에서야 플레이어가 재선하지 못하면 그 세이브파일은 그대로 끝나기 때문에 뒷일은 뒤에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 뭐라도 해서 무조건 재선을 노리는 건 '합리적'인 전략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2024년 4월 10일 이후로도 삶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에는 국회의원 수를 250명으로 감축하겠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이게 어째서 말도 안 되는 1차원적 포퓰리즘인지는 조금만 찾아보면 다른 분들의 친절한 설명을 볼 수 있으므로 굳이 이 글에서 다시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겠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포인트는 이것이 옳지 않은 건 물론이고 실현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뭐 어떻게든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먹었다고 치자. 의석 수를 줄이면 국민의힘 의원들의 '밥그릇'은 안 줄어드는가? 당장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강원도에서 6개 시군을 묶은 공룡 선거구가 생길 가능성이 제시되며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온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의석 수 감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인구 희박 지역들은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데 이들이 가만히 넘어갈 리가 없다. 정치 신인인 한동훈 위원장은 그렇다 치고 그 밑의 실무진들이 이를 모를 리는 없다. 그저 뒷일이야 어찌 되든 일단 이 1차원적 포퓰리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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