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승무원에게 연락처를 묻지 않은 이유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11/13
2016년 초, 뉴욕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가는 길. 
1월 초에 뉴욕 여행을 끝내고 한국의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OZ221편을 탔다. 한 승무원이 눈에 띄었다. 내 쪽 라인으로 계속 승무원 두 분이 왔다갔다 했기 때문이다. 말투와 행동을 보아하니 한 분은 짬밥이 좀 있어보이셨고, 다른 한 분은 입사한지 얼마 안되보이셨다. 편의상 선임과 병아리로 부르겠다.

내가 콜라를 달라하니까 병아리 승무원이 콜라를 따서 컵에다 따라 줬다. 그러자 선임 승무원이 말했다. "캔 따서 주지마세요." 그게 룰인 듯 했다. 땅콩을 봉지째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인가했다(#조현아). 그런데 아시아나에서 승무원을 하고 있는 동생에게 듣자하니 '룰'은 캔을 따서 주는 것이라고 했다. 선임이 유도리를 발휘했겠거니 생각해본다. 조현아처럼 룰을 몰랐거나.

고객과 응대할 때 병아리 승무원은 다나까로 응대하는 데에 반해서 선임 승무원은 '요'자로 끝내면서 응대했다. 다나까에 유도리를 발휘하는 것을 보고 군대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병아리 승무원이 탑승객을 '요'자로 응대했으면 뒤에서 또 한소리 들었을 거다.

연락처를 묻지 않은 이유
병아리 승무원은 내 눈에-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웠고 상냥했으며 승무원복을 벗어도-직업인이 아닌 자연인이 되어도 여전히 상냥할 것 같았다. 해서, 그 병아리 승무원에게 연락처를 물어볼까 기나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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