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고 문자 발송도 못하던 때가 있었다 (팬데믹의 추억)

김양균
2023/06/14
2019년 12월 31일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전 기간을 취재했다. 최근 코로나19 경계경보 하향 조정으로 일상회복이 본격화되자 당시의 경험을 회고하는 글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몇 줄 보탤까하는데(몇 편에 걸쳐), 감염병 전문가들과는 좀 다른 이야기들일 것 같다. 모든 뒷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법이다. 
   
미국 CDC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2월 ‘추후 세계 대유행을 일으킬 바이러스 8가지’를 발표했다. 8번째 바이러스는 ‘질병 X’(disease X)로, WHO는 신종 바이러스의 전 세계 대유행과 피해를 전망했다. 나는 여기에 착안해 그 해 12월 ‘감염병 공습 국경은 없다’는 주제로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에서 유래해 홍콩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사스(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와 홍콩독감의 희생자들을 만 나고 난 후 기사 머리글을 다음처럼 썼다. 
   
“새해를 달군 것은 신종 바이러스의 공습 소식이었다. 이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되며 약 일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급속도로 확산됐다. 초기 증상은 고열과 두통, 구토, 탈수 등 독 감과 유사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전을 통해 수일 내 환자의 생명을 앗아갔다.” 
   
1년 후 글은 거짓말처럼 현실이 되었다. 
   
2019년 초부터 홍콩에서는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빈발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홍콩 문제에 관심이 커 자비로 현지를 드나들며 취재를 하고, 현지 기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크리스마스 기간동안에도 홍콩에 있었는데, 현지 기자들에게서 “중국 본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주일 후인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원인불명의 폐렴이 집단발생했다고 긴급 발표했다. 진원지는 화난 수산시장이었는데 이곳은 우한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김양균
김양균 인증된 계정
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45
팔로워 1.2K
팔로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