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님’이라는 호칭은 왜 어색할까

지음
지음 ·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 단체입니다
2024/04/23
   
많은 이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는 물론, 길거리에서 나이가 상대보다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반말을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거에 비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초면이거나 공식석상에선 경어 등을 사용해 예의를 지키고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이가 어린 사람은 반말을 듣거나 존중받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어린이·청소년에 대해서는 이러한 모습이 더 자주 나타난다. 사적인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공적인 자리에서도 나이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예의’는 갖춰지지 않곤 한다.

특히 많은 청소년들이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적 공간인 학교에서도, 나이가 적단 이유로 반말 등 하대를 당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교사와 학생 또는 상급생과 하급생 사이에서 나이가 적은 쪽은 존댓말을 쓰고 나이가 많은 쪽은 반말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나이에 따라 위계가 생기는 언어 표현을 우리는 왜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학생님’이라는 호칭은 왜 어색할까
   
몇 년 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 교육청으로부터 각 학교로 학생에게 반말을 사용하지 말고 경어를 사용하라는 공문이 온 적이 있다. 어느 교사는 교실에 와서 화가 난다는 듯이 이젠 교육청에서 별 공문을 다 보낸다며 구시렁거렸다. 그는 “이제는 학생에게 반말하지 말라고 그러네. 아주 ‘학생님’이라고 불러야 되겠어?”라며 비아냥거렸다. 그 공문은 학교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체벌 등의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 교육청에 민원이 제기되어서 나오게 된 것이었다.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대책으로서 학생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학생에게 반말을 쓰지 말라는 공문에 반발하던 그 교사는 학생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학생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언어 문화와 학생에게 함부로 대하고 폭력을 가하는 문화는 연결되어 있다.

사실 교사와 학생은 공공기관인 학교에서 만난 상호 존중해야 할 공적인 관계이다. 사람에 따라선 개인적으로 친해질 수도 있겠지만, 수업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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