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과잉 시대에 예술이 갖는 특별한 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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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3
By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
Karsten Moran for The New York Times
나는 얄팍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매일 몸부림 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를 얄팍하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은 바로 기술(technology)이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하루를 산만한 유혹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은 세상 만사를 정치화하는 태도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뻔한 당파 놀음에 화를 내고, 선거 분석이나 트럼프 스캔들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그래서 나는 대책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예술로 도피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그리워한다. 모험 이야기에 푹 빠져서 저녁 먹으라는 소리에도 책을 내려놓지 못했고, 음악에 심취할 때면 원초적인 열정이 내면에서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나면 거기 담긴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듯했다.

이런 경험을 두고 책이나 노래에 빠져 시공간을 잊어버렸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그보다는 예술 작품이 평소 자기 안에서 맴돌던 자아의 목소리를 진정시켰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예술 작품은 마음 깊은 영역과 통하는 포털 역할을 해왔다. 예술은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하는 영역의 왕국을 활짝 열어줬고, 우리는 잔인함을 혐오하고 관대함에 감탄하는 즉각적이고 심미적인 반응을 통해 도덕적 정서의 근간이 되는 감정을 키워왔다.

이처럼 예술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우리 삶에서 정말로 중요하다. 모든 문제에 대해 나와 의견이 다르지만 마음은 선한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다른 사람의 슬픔, 갈망, 꿈에 공감하며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하루 종일 함께 있고 싶다. 반대로 모든 사안에 대해 나와 똑같은 견해를 갖고 있지만 마음이 차갑고 분노로 가득한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과는 아무 일도 함께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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