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트루먼 쇼"... '아메리칸 아카디아'가 말하는 미디어
2024/03/20
※ 이번 기사에는 트루먼 쇼와 아메리칸 아카디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씨헤이븐에 사는 트루먼 버뱅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아카디아에 사는 트레버 힐스다. 보험설계사로, 혹은 회계사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소시민적 삶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서른 즈음에 한 가지 진실을 깨닫는다. 바로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이며, 이 세트장 너머로 수많은 시선들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자는 명작이라 손꼽히는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후자는 무엇일까. 자못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작품의 이름은 ‘아메리칸 아카디아(American Arcadia)’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아메리칸 아카디아는 트루먼 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기자는 아메리칸 아카디아를 “21세기의 트루먼 쇼”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두 작품 모두 미디어에 의해 오락거리로 소비되는 개인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아메리칸 아카디아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트루먼 쇼의 요소들을 섬세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 TV에서 인터넷으로… 트루먼 쇼의 현대적 재해석
하나씩 살펴보자. 트루먼 쇼가 개봉한 1998년은 TV쇼의 황금기다. 당시는 인터넷이 막 자리를 잡던 때로, 오락거리를 찾는 이들의 눈이 향할 곳은 TV밖에 없었던 때다. 영화 속 트루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