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최수연이 아닌 권민우 (feat.우영우)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08/1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드라마 '우영우'를 보다 보면, 자연스레 권민우를 미워하고 최수연을 좋아하게 된다. 양자 중 어느 쪽이 당신과 더 가깝느냐고 물으면, 아무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수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삶에서는 절대다수가 최수연 보다는 권민우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30명이 있는 반에서 왕따가 한 명 생기면, 일부는 주도적으로 왕따 시키고, 나머지 대부분은 방관하거나 묵인한다. 그 중에 최수연이나 동그라미처럼 왕따 편에 서는 사람은 극소수다. 

살아오면서, 유난히 약자의 곁에서 그를 다정하게 품어주는 소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소수를 배제하는 일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거나 참여한다. 심정적으로는 '봄날의 햇살' 편이지만, 실제로 봄날의 햇살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영우처럼 귀여운 대상이 곁에 있다면 누구나 도와주겠다고 마음 먹지만,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아름답거나 귀엽지 않다. 그리고 도움에는 늘 어느 정도의 희생이 따른다. 

나는 어릴 적에, 왕따를 도와주어 본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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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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