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지혁명’의 불씨가 꺼지지 않기를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12/12
2019년 홍콩민중항쟁이 폭력적으로 진압된 이후에 중국의 지배 영역에서 더 이상 저항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1989년 천안문 항쟁도 실패했고, 천안문을 공개적으로 기념할 수 있었던 홍콩의 숨쉴 틈마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시진핑의 집권이 장기화하면서 공산당 내부의 권력 분점과 다른 목소리조차 사라졌다. 시진핑은 반부패를 내세워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국가주석의 임기제한도 없애고 ‘시황제’로 등극했다. 주요 도시에는 안면인식 CCTV가 곳곳에 설치됐고, 공안은 영장없이 휴대전화와 SNS에 감시했다. 
   
그럼에도 중국 본토의 ‘애국주의 청년세대’들은 ‘중국몽’에 열광하며 시진핑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많은 언론은 이 청년세대를 ‘시진핑 키즈’, ‘21세기 홍위병’이라고 부르며 비관을 부추겼다. 그러나 홍콩에서 짓밟히며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불씨는 이번에 중국 본토에서 다시 불길로 살아났다. 근래 중국의 주요 도시들을 휩쓸었던 ‘백지혁명’의 물결이 그것이다. 
   
이 투쟁이 시진핑이 중요한 업적으로 강조했던 ‘제로 코로나’에서 비롯했다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팬데믹 초기만 해도 중국은 엄격한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 사망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로 코로나’의 모순과 부작용은 커졌다. 
   
주요 도시에서 수천만 명의 주민들이 감금과 격리 속에서 고통받으면서 ‘제로 코로나’는 준군사적 통치와 디지털 감시의 계엄상태를 유지하면서 시진핑 3연임으로 가려는 명분이라는 불신과 의심이 커졌다. 
   
저항의 신호탄은 시진핑 3연임을 위한 대관식인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터졌다. 한 남자가 베이징의 고가도로 위에 현수막을 걸고 1인시위에 나선 것이다. 현수막에는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473
팔로워 536
팔로잉 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