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07/01
※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ZD넷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입니다.

앞의 글에서 커뮤니케이션의 3요소를 대상, 목적, 그리고 불완전성이라고 이야기했다. 커뮤니케이션의 한 축을 이루는 요소가 불완전성이지만, 때때로 커뮤니케이션은 예상치 못한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본과 공동 개최한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4강이라는 신화를 이루어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 변화의 가속도가 인간의 인지능력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이때, 18년이나 지난 케케묵은 사례를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는 전국을 붉게 물들였던 그 당시의 경험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변곡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룬 기적, 월드컵 4강 신화


월드컵 4강이라는 경험은 단순한 국뽕이나 추억의 의미를 훌쩍 넘어선다. 적어도 그 시기를 경험한 젊은 세대들은 일본에 대한 다른 태도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를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노년 세대는 평생을 일본에 대한 공포감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어느새 중년의 나이로 살고 있는 나 또한 Sony나 Aiwa 같은 전자기기를 생산해 내는 경제 대국 일본을 동경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이후 세대는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그 이전 세대와 같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삼성에서 만든 스마트폰과 빌보드 1위를 석권한 BTS를 동경하는 일본 젊은이들에 대해 역전된 우월감으로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2020년이라는 동시대를 공유하며 살고 있는 다양한 세대가 바다 건너 존재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과 태도 살아간다는 것은 당연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의 월드컵 4강이 과연 기적이나 신화일까?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한국의 축구선수들은 이미 월드컵 4강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었고, 히딩크는 그 가능성을 끄집어냈을 뿐이다. 그렇다고 히딩크 감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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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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