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09/30
※ ZD넷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입니다

매년 연말이면 언론은 그해에 가장 뜨거웠던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언론에서 발표하는 10대 뉴스를 보며 지난 한 해를 갈무리하고 곧 다가올 새해를 준비한다. 2021년, 해가 바뀌고 3개월이나 지나 생각해 보니 작년 연말에 언론에서 발표한 10대 뉴스를 못 들은 것 같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언론사마다 10대 뉴스를 발표하긴 했었다. 10진법에 익숙해서인지 1부터 시작하는 무한대의 숫자 중 특별한 의미를 가진 숫자는 대부분 10 안에 포진되어 있다. 10을 넘는 숫자는 그저 10의 반복일 뿐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1부터 10까지의 수는 모두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한 해를 정리하는 뉴스를 선정하기 위해선 그중에서도 가장 큰 10이 제격이다. 그런데, 2020년만큼 10대 뉴스가 빈약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싶다. 하나의 큰 뉴스가 아홉 개의 작은 뉴스를 모두 삼켜 버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2020년 세계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초유의 팬데믹을 경험했다.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바쁘게 돌아가던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죽기 직전까지 지구의 숨통을 조였던 세계의 공장이 록다운에 돌입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전혀 동의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기본소득 논의를 시작했으며, 교통수단의 발달로 활발했던 지구촌 간 이동도 강력하게 통제되었다. 전 세계 인류는 혹시라도 오가는 숨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묻어 있을까 두려워 숨을 죽인 채 그저 상황을 목도하며 1년을 지냈다. 인류는 확실히 깨달았다.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거대한 적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더 공포스럽다는 사실을, 그리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시대의 국면 전환이 이처럼 단 1년 만에 진행된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을까? 사피엔스가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나 생존의 수단으로 농경을 선택하기까지는 무려 19만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며, 밀의 재배로부터 시작한 농경이 전 지구로 퍼지는 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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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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