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을 악몽에 가둔 검사들, ‘탄핵’마저 피해갈까 [검사 안동완을 탄핵하라 3화]

진실탐사그룹 셜록
진실탐사그룹 셜록 인증된 계정 · 알리고, 퍼트리고, 해결합니다
2024/03/11
눈을 뜨니 높다란 벽이 보였다. 몸을 반대로 돌려 누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팔을 벌리면 벽에 양손이 닿는 1.5평짜리 방 안. 유우성(44) 씨는 알아차린다. 또 다시 서울구치소 독방이었다. 

그는 관성처럼 밖으로 나가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제야 깨닫는다. 어디에도 밖으로 향하는 문이 없다는 걸.

“밖에 누구 없어요? 여기에서 나가게 해주세요. 제발, 나가고 싶어요!”

벽을 두드리며 소리쳐도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꼼짝없이 갇혔다는 생각에 숨이 가빠왔다. 몸부림은 격해지고, 방 안이 뒤흔들린다. 그리고 들리는 익숙한 음성.

“괜찮아?”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아내. 그 뒤로 익숙한 집 안 풍경이 보였다. 유 씨는 그제야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몰아쉰다. 똑같은 악몽은 지난 10년간 그를 따라다녔다. 백 번도 넘게 감옥에 갇히는 꿈을 꿨지만, 단 한 번도 그가 탈출하거나 스스로 잠에서 깨어난 적은 없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7일 서울 구로구에서 유우성 씨를 만났다 ⓒ셜록
“공황장애래요, 평생 가는.”

지독하게 쫓아오는 악몽 때문에 수면치료도 받아봤지만, 병원에서는 평생 안고 가야 하는 트라우마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전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아요. 그때는 정말 눈만 뜨면 재판이었어요. 내가 전에 생각해본 삶이 아닌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2~3년 정도는 병원 다니면서 상담받고,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들고 그랬죠.”

유우성 씨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2013년, 표적수사를 통해 간첩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이어진 재판에서, 증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과 검찰을 향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간첩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국정원과 검찰을 향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다 ©주용성
수...
진실탐사그룹 셜록
진실탐사그룹 셜록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문제 해결까지 지향하는 탐사보도매체, 진실탐사그룹 셜록입니다
254
팔로워 2.3K
팔로잉 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