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실존은 본질에 앞서는가?-인문학 100년사 1940~1950년 (5)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5/06

인문학 100년사 1940~1950년 (5)

▲ 1955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의 시몬 드 보부와르와 사르트르

1940년대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 군국주의 국가들의 무자비한 전쟁과 인종 학살, 그리고 대량학살무기인 핵폭탄(히로시마, 나가사키) 투하로 점철된 고통의 시기였지만, 한편으로는 국가 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협력이 도모되던 때이기도 하다. 유엔(UN) 전문기구의 하나로,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1946년 설립된 유네스코(UNESCO)를 비롯해, 국제무역과 물자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해 1947년 23개국이 조인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보건·위생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을 위해 1948년 설립된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그 예들이다. 그러나 세계는 2차 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5년 2월, 미국대통령 루스벨트와 영국 총리 처칠, 소련 총리 스탈린에 의해 이루어진 얄타협정(1945)에 의해 동구와 서구의 이념적 장벽으로 양분되었다. 이후 미국의 주도 아래 설립된 국제통화기금(IMF,1945), 세계은행(IBRD,1947)의 적극적 개입 속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는 세계경제와 국제질서를 장악해갔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확산 속에 서구 지식인들은 마르크시즘과 실존주의라는 사상에 빠져들지만, 조지 오웰 같은 이들은 염세주의를 보이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예고된 운명?  

 
2차 대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두 권의 저명한 책이 출간됐다. J. A. 슘페터가 1942년에 발행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와 칼 폴라니가 1944년 뉴욕에서(그 이듬해에는 런던에서) 출간한 <거대한 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두 저자는 모두 과거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출신으로서 나치의 손길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공통점이 있다(폴라니는 영국을 거쳤다가 미국으로 왔다). 그래서 두 사람은 소련 같은 파시스트 국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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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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