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뷰
ChatGPT 이전의 세계, 이후의 세계
AI 어디로 가야 하나? 세계적인 석학 최예진 교수가 대답한다.
2023/01/16
By 데이비드 마르케제(David Marchese)
인공지능(AI)은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가장 강력한 야망과 깊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인간으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속도와 기술로 작업 수행이 가능한 기계라는 프로메테우스적 가능성으로 빛나는 동시에, 이로 인한 인간의 대체와 노후화라는 악몽을 함께 수반하는 듯하다. 최근 AI가 그동안 인간이 지배해온 언어와 시각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획기적 성과를 달성했지만(GPT-3 언어 모델의 산문 구성과 DALL-E2 시스템의 시각 창작물이 큰 관심을 받았다), 너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천재들의 상’으로 유명한 맥아더 펠로우상의 2022년 수상자인 최예진 교수에 따르면 그렇다. 45세의 컴퓨터 과학자인 최 교수는 AI에서 상식과 윤리적 추론을 개발하는 획기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다. 최 교수는 “AI에 관한 공포와 마찬가지로 그 잠재력을 둘러싸고도 다소 과장된 면모가 있습니다”라고 인정했다. 인간과 AI의 스토리에 놀라움이 없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최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두고 “모험을 하는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면 거기에 뭐가 더 있는지 찾아내고 싶다는 기분이 듭니다.”
사람들이 AI에 가진 가장 큰 오해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성급하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 GPT-3*가 이렇게 멋진 블로그 글을 쓸 수 있네. 그럼 GPT-4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편집자가 될 거야.” (웃음) 실제 GPT-4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치적 배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서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AI의 지각력에도 우려할 부분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걸 믿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사람들은 타로 카드를 믿습니다. 또 음모 이론을 믿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AI가 지각력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오픈AI가 개발한 GPT-3는 다른 쓰기 형식 중에서도 영화 대본과 서평을 (설득력 있게) 작성하는데 이용되었다.
아마 교수님께는 가장 뻔한 질문일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질문드리겠습니다. 언젠가 인간이 지각력이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게 될까요?
제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회의적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인상을 받고 있다고 보이지만, AI 가까이에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은 한계점이 보입니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멀리서 보면 “오 세상에!” 하면서 감탄하지만 아주 가까이에선 모든 단점이 다 보입니다. 많은 패턴과 데이터만 있으면, AI는 바둑이나 체스 같은 것을 처리하는 데 아주 능숙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AI가 번역이나 체스 같은 똑똑한 일들을 할 수 있다면 쉬운 것도 아주 잘할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상은 기계에 쉬운 것이 인간에겐 어려울 수 있고, 인간에게 쉬운 것이 기계엔 어려울 수 있습니다. AI가 기본적인 상식에서 얼마나 헤매는지 알면 놀랄 것입니다. 정말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