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방주에 타고 있다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1/04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를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갖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속한 모든 국민이 주권을 갖는 것이 민주주의다. 너무 익숙해서 잊고 살지만 그렇다고 본질이 바뀌거나 사라지진 않는다.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장애인 시설까지 여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말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결국은 특정 시설을 만들 때 장애인 집단을 배제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학력 수준별 분리 교육은 차별을 이유로 반대하지만 경계성 장애 아동의 통합 수업은 학력 수준을 말하며 불만을 가진다. 평균값과 중앙값에 분포하고 있으면 보편성을 적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차별성을 당연하게 말하는 것은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가.

둘째 아이 학교 참관 수업을 다녀왔다. 예전에는 학년별 반별로 일정을 따로 짜서 내 아이가 속한 학년과 반이 아니면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미국처럼 전교생 참관 수업을 모두 하루에 진행했다. 아이가 그려준 지도를 손에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도서관이 제일 먼저 보인다.

기존 도서관의 작은 문으로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었다. 키가 작고 근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은 문을 열 때도 많은 힘을 기울여야 했다. 사회 복지사 선생님과 함께 방문해야 하는 장애 학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부임과 동시에 도서관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문턱과 벽이 없고 계단을 오르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바닥에도 쿠션 의자가 굴러다니는 이 도서관은 책과 다양성 교육을 존중하는 교장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들의 작품이다.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한 학생도 혼자서는 수업 참여가 어려운 장애 학생도 누구나 원하면 언제든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자의적으로 도서관 활동을 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고려해 학교는 도서관 수업을 편성했다. 국어나 과학 같은 정규 교육 과정 외에도 특별 교육인 창의체험활동으로 도서관 수업을 진행한다. 
 
문과 벽이 사라진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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