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하는 서원
2023/10/09
서원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공자와 옛 선조를 모시는 고리타분한 곳이라 여겼고, 강학공간과 숙소로 이루어진 뻔한 고건축 정도로 취급했다. 그러다 자연 12폭을 펼쳐 놓은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고, 계곡에 걸린 외나무다리를 건너가서 만났던 옥산서원에서 우리 서원의 매력을 알아갔다. 2019년 세계가 서원의 매력을 인정했다.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을 포함해 모두 9곳이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 대구 도동서원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서원이다. 도포자락 여미고 조심조심 오르는 좁은 계단과 누구라도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은 얼마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지. 12각 돌을 조각보처럼 이은 기단 앞에 서면 심장이 멎는다. 지루한 강학 공간에 보석처럼 숨겨진 장치들을 하나하나 짚다 보면 선조들의 섬세한 마음 보인다.
서원 앞으로 흐르는 드넓은 낙동강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서원으로 걸음을 옮기면 우람한 은행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른 대여섯명이 팔을 뻗어야 겨우 안을 수 있을만큼 굵고 거대하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누운채로 자라는 가지도 보인다. 11월 초면 노랗게 황금빛으로 물든다. ‘한훤당나무’라 불리는 이 은행나무는 400년이 넘도록 서원 앞을 지켜온 수문장이다. 김굉필의 외증손인 한강 정구가 서원 중건 기념으로 심었다.
배움으로 들어가는 좁고 낮은 문 그리고 꽃봉우리 정지석
서원 앞으로 흐르는 드넓은 낙동강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서원으로 걸음을 옮기면 우람한 은행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른 대여섯명이 팔을 뻗어야 겨우 안을 수 있을만큼 굵고 거대하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누운채로 자라는 가지도 보인다. 11월 초면 노랗게 황금빛으로 물든다. ‘한훤당나무’라 불리는 이 은행나무는 400년이 넘도록 서원 앞을 지켜온 수문장이다. 김굉필의 외증손인 한강 정구가 서원 중건 기념으로 심었다.
배움으로 들어가는 좁고 낮은 문 그리고 꽃봉우리 정지석
은행나무 뒤로 수월루가 보인다. ‘차가운 강을 비추는 밝은 달’이라는 뜻의 수월루는 전망을 감상하는 누각이면서 아래는 출입문인 외삼문을 겸하는 독특한 건물이다. 서원에서 유일하게 팔작지붕을 한 수월루는 도동서원 창건 당시에는 없던 건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