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윤명희
윤명희 · 마을기획자, 제로마을연구소 대표
2023/12/11
*이 글은 2021년 '사회적경제의 이론과 쟁점'이라는 대학원 수업 때 과제로 쓴 쪽글이다. 그동안의 쪽글과는 다르게 에세이 형식으로 적어봤던거라 공유해본다. 재택치료중에 쓴 글이라 다소 감상적이긴 하다.ㅎㅎ


1.
“왜 이걸 하는거야?”

얼마전에 받은 질문이다. 

“목적이 있을거 아냐? 이루고 싶은게 뭐야?”

운영하고 있는 탄리길마을학교 2021년 마지막 사업으로 홍천에 다녀왔다. 마지막 사업명이 ‘탄리길 기후위기챌린저 특별활동’이었는데 말 그대로 특별활동으로 빗자루랑 도마를 만들고 왔다. 오래 쓸 수 있는 제품, 전기를 안쓰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체험활동의 하나였다. 돌아와서 함께 탄리길마을학교를 운영하는 언니들과 뒷풀이를 했다. 어느때와 다르지 않은 뒷풀이였는데 불쑥 언니 중 하나가 질문을 한 것이다. 

“명희는 왜 이걸 하는거야?”

질문을 한 언니는 중소기업의 관리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투잡으로 가게도 하나 오픈했다. 무인 밀키트 사업인데 말이 무인이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직장이 끝나고 바로 가게로 출근을 해서 오후 10시에나 퇴근하고 있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10시에 퇴근하는 삶. 휴일은 토요일 하루이다. 그 귀중한 하루를 언니는 탄리길마을학교 특별활동에 사용했다.

특별활동을 하고 홍천에서 성남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 노을이 졌다. 항상 볼 수 있는 노을이었지만 언니랑 나란히 앉아 ‘노을이 예쁘다~’, ‘강이 반짝여~’하며 두런두런 얘기를 했다. 그리고 가진 저녁자리에서 언니는 질문을 했다.

“예전에도 한 번 물어봤던 것 같은데, 그냥 다시 궁금하네”라는 언니의 말.

갑지기 언니는 왜 그게 궁금해졌을까? 5년을 함께 책을 읽고, 바느질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축제를 만들고 하면서도 항상 우리는 내일 해야 할 일, 올 해 해야 할 일에 급급해하며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성남에서 마을활동을 많이 못하고, 올해는 ‘탄리길 기후위기챌리저’ 사업이 처음이자 마지막 사업이 되면서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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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마을을 고민하고, 작은 실천사항을 찾아다니고 있어요. 교육을 통한 활동도, 체험을 통한 활동도,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은 실천의 날갯짓이 모여 큰 변화의 태풍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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