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인의 국회 진출은 무조건 바람직할까?

라인란트 · 아무말을 합니다
2024/01/04
I. '여의도 2시 청년'

'586 용퇴'나 '청년 공천' 등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대개 '기성세대 정치인들은 청년세대가 겪는 문제를 이해할 수 없으므로 청년 당사자가 직접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중대한 맹점이 하나 있다. '청년 당사자'가 겪는 문제라는 것이 전혀 단일하지 않으며 성별,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시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청년이 국회에 들어간다면 그러한 다양한 '청년 당사자'의 문제를 잘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가령 아무 평범한 대학생 하나를 제비뽑기로 골라서 국회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청년 정치인에게도 최소한의 '스펙'은 요구되기 마련이다. 청년정치를 비롯한 '정체성 정치'를 옹호하는 근거는 결국 국회의원 본인의 경험이 의정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 다양한 계층의 국민이 겪는 다양한 경험을 대변하기 위해 다양한 계층의 국회의원이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많은 경우 이에 동의하지만 그 계층이 '청년'일 경우 이를 실현하는 데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통상적인 정치권 진출 루트는 일단 자기 본업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여유가 생기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청년'이라 할 만한 2~30대는 사회에서 본업으로 자리를 잡기에 바쁜 나이이다. 정당의 주요 행사도 상당수가 평일 낮에 열리는 등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에게 진입장벽이 높다. 2~30대의 나이에 국회에 갈 만한 '스펙'을 쌓으려면 결국 청년기부터 정치활동을 '업'으로 삼아 스펙을 쌓아야 한다. 직업으로서 일찌감치 '정치인'을 택하고 준비하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전업 정치인'이 일반적으로 20대의 커리어 스타트로서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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