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악보는 어떻게 보냐고요?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6/27
▲ 동행: 10년의 발걸음 포스터 ⓒ (주)디오시네마

흔히 오케스트라를 서양 고전음악의 정수라고들 한다. 관악기와 현악기, 타악기까지 한 데 어우러져 조화롭고 풍요로운 연주를 해내니 그 표현의 폭과 깊이가 다른 음악에 비할 바 없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는 가진 매력 만큼 구현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특정 부문이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금세 조화가 깨지기 십상이다. 몇몇의 실력이 처지거나 몇몇이 지나치게 나아가면 전체의 완성도가 무너질 때도 없지 않다. 지휘자가 전체를 균형있게 아울러야 하지만 성공한 오케스트라만큼 실패한 오케스트라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요컨대 오케스트라는 인간과 음악이 해낼 수 있는 드물게 섬세한 작업이라 할 것이다.

인천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게 특별한 오케스트라가 있다. 2011년 창단한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다. 브라인드란 말 그대로 이 오케스트라는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됐다. 시각장애인 전문 교육기관인 인천 혜광학교가 창설한 오케스트라로, 시작은 시각장애인은 현악기를 다룰 수 없다는 편견으로부터 출발했다. 혜광학교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악기를 들려준다. 불가능에의 도전을 함께 해보자고 독려한다. 그의 제안에 학생들이 응답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제약에도 악기를 들고 조금씩 전진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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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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