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음기와 워크맨 그리고 아이팟 - 이어폰으로 보는 소리의 문화사(1)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3/07
삼성전자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광고화면
"평소처럼 집을 나섰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가방 속 물건을 다 쏟고 아무리 찾아도 없다 .
당황하다가 절망하다가 ‘다시 집에 갔다 올까’ 고민도 한다.
나 자신에 대해 분노까지 하게 만든 건 바로 MZ가 몸의 일부로 생각하는 이어폰이다." 
(조성주, '이것도 몸의 일부… ‘이어폰 인류’가 등장했다', <더 피알 타임즈>)

길거리를 지나가는 젊은 사람들을 유심히 한 번 보자. 혼자 있는 이들이라면 많은 수가 이어폰을 끼고 있다.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들이다. 일행이 있더라도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다면 각자의 이어폰을 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기까지 하다.

사람들은 왜 이어폰을 끼고 있을까? 이어폰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너무도 쉬운 질문이지만 사실 답은 여러 가지이다. 실제로 음악을 듣기 위해서일수도 있고,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서라거나, 좀 더 원활한 집중을 위해, 더 나아가 자기만의 감상에 젖기 위해서일수도 있다. 이어폰의 기능을 단 하나로 규정짓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최근 MZ세대의 전형을 늘 이어팟을 끼고 생활하는 모습으로 연출하는 콘텐츠가 늘고 있다.(SNL 코리아, 쿠팡플레이)

그만큼 이어폰은 단순한 음악 감상을 위한 장치 이상의 위치에 있다. 이어폰이 청력에 줄 수 있는 위험성, 이어폰이 일상생활에서의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음에도 ‘이어폰 중독’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이어폰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어폰은 하나의 온전한 IT 기계로 독립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개인문화 혹은 사생활 그 자체를 대변하는 하나의 사회적 아이콘으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어폰이 이러한 ‘지위’에까지 도달하게 된 과정은 소리 포장과 음악 소비의 역사 속에서 살펴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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