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성적순이 아닙니다

김형찬
2023/06/05
“오늘 아침에도 혈당을 체크하셨어요?”
   
“네~ 어젯밤에 늦게 밥을 먹고 잤는데 얼마나 높은지 걱정이 돼서요...”
   
내원할 때마다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이 환자는, 몇 달전 피로감이 가시질 않아서 가정의원에 갔다가 혈당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당뇨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운동과 식이와 같은 일상생활을 관리하면서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이 회복시켜 약 없이 생활하는 것이 환자의 목표다. 
   
상담을 하면서 진단 이후 혈당이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혈당을 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에 이 환자의 건강이 나빠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많은 생각과 걱정 그리고 불안이었다. 그런데 혈당이라는 스트레스가 더해졌으니 좋은 건강은 물론 혈당이 잘 조절될 리가 없다. 
   
그래서 일단 혈당을 체크를 일주일에 한번으로 줄일 것을 당부했다.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고, 생활관리도 잘 하고 치료도 하고 있으니, 급격히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변화하는 몸의 상태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 그것 때문에 없던 병도 생긴다고 말씀드렸다. 이런 내 말에 환자는 말 없이 웃음으로 답하는 걸 보면, 아직 환자의 불안은 현재진행형 인듯 하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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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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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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