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강신규 ·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
2021/11/27
고 전두환 씨를 두번 만났다. 그때마다 그에게서 무언가를 푸짐하게 얻어 먹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청와대에서 개최한 어린이날 축하 행사에 학교 대표로 참석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온 어린이들 사이에 서있던 내가 뒤늦게 행차하신 ‘대통령 할아버지’의 눈에 띄었다. 남달랐던 발육 덕분에 다른 아이들보다 큰 키 덕분이었다. 마이크를 붙잡은 전 씨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쟤는 과자를 2봉지는 줘야겠다.” 참석자들에게 차례차례 간식을 나눠주던 청와대 직원이 내앞에 부랴부랴 다가왔다. 양손에 받아든 고급 과자를 바보같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내 모습에 전두환 씨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10여년 후, 대학생이 된 나는 개업을 앞둔 예술 서적 전용 서점에서 청소 알바를 하게 되었다. 노동 강도에 비해서 시급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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