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간토대학살 현장, 100년 지나 찾아간 감독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8/28
▲ 안해룡 사진전 ‘도쿄, 조선인 대학살의 거리’展. ⓒ 하성태
"제 소설은 파친코 게임이나 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재일 한국인들이 매우 불공정한 인생 게임을 해야 합니다. 도박을 하면 대부분 잃게 될 거예요. 전 재일 한국인들이 거의 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는 최근 방영된 KBS <다큐인사이트> '파친코' 특집 다큐에서 재일조선인들의 차별받고 불공정한 삶의 조건들이야말로 <파친코>라는 제목을 낳은 1등 공신이라 밝혔다. 결국 천대받고 멸시받는 '파친코' 장을 운영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렸던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극대화된 사건이 바로 100년 전 간토대지진(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일 것이다.

이민진 작가의 인터뷰를 접하며 자연스레 <파친코> 7화를 다시 찾아 봤다. 지난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애플TV의 화제작 <파친코>의 7화 에피소드는 제주출신 주인공 한수(이민호)의 과거를 간토대지진 및 조선인 학살 사건과 탁월하게 연결시킨다.

미국으로 떠나려던 가난한 한수는 간토대지진으로 아버지를 잃고 그 꿈이 좌절된 상태에서 조선인 학살 사건을 맞닥뜨린 끝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원작엔 없지만 그 자체로 서사적으로나 미학적으로 완결성을 자랑하는 놀라운 에피소드요, 조선인들이 일제강점기 하에 당했던 피해와 고통을 상징적으로 그리는 동시에 비극적인 역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환기시키는 빼어난 장면이었다.

새삼 제작진의 용기어린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바다. 간토대학살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공개된 <파친코> 7화는 세계인들이 몰랐던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사건을 글로벌 OTT를 통해 알린 계기가 됐으니 말이다.

이처럼 100주년을 맞은 간토대지진을 상기하기 위한 예술적 작업들이 올 한 해 지속되는 중이다. 다큐멘터리스트 안해룡 감독이 지난 22일부터 오는 9월 3일까지 종로구 청운동 소재 갤러리 류가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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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으로 주세요. 전 FLIM2.0, 무비스트, 오마이뉴스, korean Cinema Today 기자, 영화 <재꽃> 시나리오,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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