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립 문제 해결, 영국의 '사회적 처방'에서 배우자

픽사베이

한국의 비전을 논할 때, 최근 연령별 자살률 증감률에서 10대~30대만 증가한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과 청년들 중 점점 삶을 포기하는 비율이 많아진다는 것은 이 사회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게다가 올해 2021년 기준 19∼34세 청년 1077만6000명 가운데 고립 청년은 53만8000명(5.0%)에 이른다. 1) 청년 100명당 5명꼴이다.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 고립 경험이 자살 시도를 최대 17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앞선 고립청년 비율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다. ’고립·은둔’ 청년이 더 늘어나고 이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장년 고립으로 이어져 개인의 위기는 물론 공동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총체적이고도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은둔, 고립, 외로움 등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은 전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올해 외로움을 비만이나 약물중독 같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베크 머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에서 "최근 몇년 사이 미국인 절반가량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소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인다. 매일 담배 15개비씩을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은 2021년 내각관방(국무조정실 해당)에 고독•고립 대책 담당 부서를 설치하고 '고독•고립 대책의 중점계획'을 발표했으며, 덴마크는 고령부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대응은 따로 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고독) 담당 부처(Ministry for
Loneliness)를 지정하고 범정부 전략을 발표했다. 외로움 부는 별도조직 설치 없이 문화.미디어 체육  담당 부처(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의 장을 외로움 장관으로 지정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을 정책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사회적 처방이란, 1차 의료기관에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고립당사자들에게 약물처방 대신 그 지역의 문화프로그램 참여나 동호회 가입 등 사회적 교류 활동을'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때 대화를 통해 고립당사자의 필요에 맞게 제공되는 지역자산은 예술활동, 신체활동, 학습, 자원봉사, 친교 모임, 자조 모임, 사회보장 혜택, 교육 기회, 부채 해결책 탐색 지원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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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자살로 고립청년들에 관심이 생겼다. 이후 청년에게 소액금융 지원하는 소셜벤처, 정치스타트업 공동창업 등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시민단체 활동가로 고립청년을 지원하는 ’청년브릿지‘ 를 진행 중이다. 연결을 통해 외로움 때문에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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