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그리고 기다림 - 집중투자의 정석

송진영
송진영 ·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
2023/09/13

이 글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옛날에 닭 싸움을 아주 좋아하던 왕이 용맹한 싸움닭을 구하여 '기성자'라는 사람에게 맡겨서 최강의 투계(鬪鷄)로 조련하도록 명하였고, 열흘이 지나서 물었다. 

“닭이 이제 싸우기에 충분한가?”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긴 하나 오직 자신이 최고라는 오만함이 심하여 그 교만한 아집을 떨쳐내야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난 다음 왕이 다시 묻자 조련사가 대답했습니다. 
“이제 겨우 겸손을 익혔지만 상대의 소리와 움직임에 너무 쉽게 반응하는 것이 심하여 아직 멀었습니다.” 

또 다시 열흘이 지나서 조련장을 찾은 왕이 물었습니다. 
“이제 되었는가?”
“아직 멀었습니다. 간신히 참을성을 갖췄지만 상대방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

다시 열흘을 기다린 후 왕이 묻자, 그제야 조련사는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제 된 듯합니다. 이제 겸양을 갖추었고,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어떤 상대에게도 가볍게 동요하지 않고, 언제나 평정을 유지하며 실체를 볼 수 있는 나무로 깍은 목계(木鷄)와 같은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어떤 상대라도 이 닭과 마주 서면 고개를 숙이고 부리를 감출 것입니다.”

-장자(壯者) ‘달생(達生)’편-
이 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기다림이다.

하지만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흐리멍텅한 눈으로 기다리라는 게 아니다.

자신이 시장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들 때까지 준비하면서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미스터 마켓은 조울증 환자라 감정 기복이 심한 영업사원이다. 그럴 때 대처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미스터 마켓의 감정 기복에 맞춰 미스터 마켓이 제안하는 가격 모두를 사들이는 것. 즉 분산 투자, 그 중에서도 인덱스 펀드에 해당한다. 이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미스터 마켓이 뭐라고 뭐라고 소리를 치든 상관없다. "알았어. 그냥 다 맞춰줄게." 라며 모두 구매하는 것이다. 미스터 마켓이 아무리 조울증 환자라고 해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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