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은 처음이라
2023/02/11
차별하는 것에 익숙한 나
한국에서 한국인을 제외한 유색인종을 만날 기회는 생각보다 많다. 아시아계 유색인종은 어디에나 있고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서양인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관광객도 있지만 업무지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외국계 회사나 대사관 근처의 커피숍에 가면 사원증을 걸고 커피를 사러나온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다양한 피부색에 충분히 익숙해져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만난 유색인종들은 대체로 백인과 동등하거나 그들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하나의 새로운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내가 만난) 마켓이나 편의점, 길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피부색이 짙은 유색인종이었다. 대형 마켓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지만 대체로 낡은 옷이나 더러운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웃으며 친근하게 다가와도 무의식적으로 긴장하며 가방끈을 꽉 잡았다. 마리화나 냄새는 나지 않는데도 눈이 풀려있다고 착각한 적이 많았고 결제를 하기 위해 카드를 건네는 순간, 결제 메시지가 올 때까지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것이 없음에도 나는 그들앞에서 언제나 긴장 상태를 늦추지 못했다.
깨끗하고 경찰이 많은 기차역의 마켓에는 백인 여성이 계산대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 앞에서는 지갑도 편하게 꺼내고 카드 결제를 할 때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방문한 고급 레스토랑의 결제나 서빙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으나 간혹 유생인종도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날씬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이었다. 그런 곳에서는 딸이 혼자 화장실에 가는 것을 허락했다.
그제서야 ‘비중’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방문하는 미술관, 예술재단, 백화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직원과 관람객의 대부분은 백인이었다. 미국인의 40% 이상이 유색인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함을 ...
깨끗하고 경찰이 많은 기차역의 마켓에는 백인 여성이 계산대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 앞에서는 지갑도 편하게 꺼내고 카드 결제를 할 때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방문한 고급 레스토랑의 결제나 서빙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으나 간혹 유생인종도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날씬하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이었다. 그런 곳에서는 딸이 혼자 화장실에 가는 것을 허락했다.
그제서야 ‘비중’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방문하는 미술관, 예술재단, 백화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직원과 관람객의 대부분은 백인이었다. 미국인의 40% 이상이 유색인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함을 ...
살구꽃 님
아무래도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미국 작가들은 어느 정도 제한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래도 관련 책도 번역되어 있고 유명 흑인 작가들의 작품도 꾸준히 소개되는 것을 보면 장벽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해요!
몬스 님
혐오 발언을 한 사람도 직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하겠다고 말한 사람도 모두 유색인종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 오만가지 감정이 다 들더라고요. 복잡한 나라예요 미국은 ;;;
칭칭저 님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폭의 언어는 전라도 사투리인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길들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막상 겪어보면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죠.
조장은 님
그런 이야기들 많이 하시더라고요. 차별하지 않는 것처럼 차별하는 행동이 가장 아픈데 호소할 데도 없다고… 회사는 환불을 넘어 보상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좀 놀라긴 했습니다.어제 담당직원이 회사 재무팀에 관련 사항을 전달했고 보상금을 원화로 지급할 예정이라는 메일을 받았어요. 보상금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국민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써주는 부분이 또 고맙긴 하네요.
세상이 좀 더 섬세해지면 좋겠어요. 세상 사는게 쉬우면 참 좋겠네요…
어쩌다가 여행길에 미국의 어두운 면들을 경험하시네요. 이렇게 앞에다가 데고 말하는 그 아줌마는 아마 자기가 홈은님 보다 강자라고 느꼈기 때문이겟죠. 그런데 미국의
비주류로 황색인종으로 살다보면 이렇게 direct 하게 마주치는 인종 차별 보다는 미묘하게 느껴지는 microagression 이 더 스트레스일 때가 많은 거 같아요. 저 아줌마의 행동은 누구나 잘못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회사들이 환불을 해 주어야만 하는 당연한 일이지만 가까운 사람들사이에서 느끼는 작은 인종차별은 대놓고 말하기도 참 힘든면이 있으니까요. 세상 사는게 쉽지많은 않네요.
저희도 미국에서 주유소에서 뭘 잘 못해 쩔쩔매고 있었는데, 엄청난 거구의 흑인이 가까이 오면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지레 겁먹고 도망간 적 있어요. 분명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오고 있었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ㅜㅠ
저번 글 보고 미국에 여행 가셨구나 했는데, 오래 마무시는군요! 차별경험은 글로만 읽어도 아프고 아찔하네요ㅠ 유학간 지인들에게 미국은 정말 분리된 사회라고 들었어요.. 분리라는 게 가만히 있어서는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 심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생생한, 그리고 시선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호레이스 피핀 그림은 좋아하지만 찾아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네요. ㅜ
저희도 미국에서 주유소에서 뭘 잘 못해 쩔쩔매고 있었는데, 엄청난 거구의 흑인이 가까이 오면서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지레 겁먹고 도망간 적 있어요. 분명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오고 있었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ㅜㅠ
저번 글 보고 미국에 여행 가셨구나 했는데, 오래 마무시는군요! 차별경험은 글로만 읽어도 아프고 아찔하네요ㅠ 유학간 지인들에게 미국은 정말 분리된 사회라고 들었어요.. 분리라는 게 가만히 있어서는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 심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생생한, 그리고 시선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호레이스 피핀 그림은 좋아하지만 찾아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네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