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한국이 아니다] 독일의 '케바케(Case by Case)'

기시선
기시선 · 사람과 세상에 대한 나만의 관점
2024/05/27
독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성중 하나는 '케바케(Case by Case)'다.

같은 가게에서 같은 질문을 해도 사람마다 때마다 일처리가 다르다. 작은 구멍가게뿐 아니라, 가장 큰 은행 (Deutsche Bank, Post Bank), 가장 큰 통신사 (T-Kom, Vodafone, O2), 가장 큰 전기 회사 (Vattenfall), 심지어 아주 중요한 일처리를 하는 관공서까지 늘 일처리가 다르다. 진짜 미쳐버리는 점은  재미있는 점은 같은 일을 같은 사람이 처리할 때도 그 사람 기분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만약 거주권을 박탈당하느냐 마느냐에 기로에서 비자(Visum, Aufenthaltstitel)를 신청하러 갈 때는 일처리를 하는 담당자의 기분이 좋기를 바래야한다.      
독일의 방속국들
독일 통신회사들 - https://www.telekom.com/de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도시는 함부르크였다. 대학교 (Universität Hamburg)에서 청강생(Gasthoerer)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롭게 교무처를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고 방으로 들어가니 무표정하고 독하게 생긴 아줌마가 나를 노려본다. 가뜩이나 독어 때문에 쫄리는데 더 쫄리는 마음으로 청강생(Gasthörer) 얘기를 꺼냈는데 뭔 개소리냐는 듯한 표정으로 손사례를 치며 단호하게 "안돼! 안된다고!(Nein! Nein!)"만 얘기한다. 기가 죽어 나오면서도 혹시나 다음 기회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감사합니다....(Danke schön)"라고 공손하게 말하며 나왔다. 

그때 나는 독일 친구 3명과 함께 WG(Wohngemeinschaft)에 살고 있었다. 한국식으로 쉐어하우스라고 해야 하나. 월세를 줄이기 위해 여러 명이 한 집을 빌려서 방을 나눠 쓰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아무튼 그렇게 동거하는 친구한테 이 사정을 얘기하니 그중 젤 똘똘한 한 명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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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연한 모든 것을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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