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는 명백한 인재... 지금 중요한 건 '왜'

백세준
백세준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2/11/13
"어르신, 조심히 내려가세요."

"앞에 사람 많으니까 조금 기다렸다가 내려가세요."

"엘리베이터 잡아 드릴테니까 그걸 타고 내려가시고, 계단으로 가시는 분들은 일렬로 천천히 난관 잡고 내려가세요."

지역사회 내 복지관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큰 규모의 행사를 할 때면 지자체장들도 참석하기 때문에 행사 참석자가 200명도 넘게 오기도 한다. 그에 비해 수가 월등히 적은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며 최대한 안전에 유의하도록 노력한다. 각자 담당한 업무를 포기한 채로 행사에 투입돼 행사가 끝나기 전 참석자들보다 먼저 빠져나와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 소리친다.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분도 있고, 걸음이 빠른 분도 있어 서로 뒤엉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우르르 몰리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내려갈 수 있는 이동 경로를 분산시키고, 계단으로 내려가게 유도할 떄는 각 층계참에도 직원들을 배치하여 천천히 내려올 수 있도록 한다. 복지관 외부 출입문까지 직원을 배치하여 어르신이 완전히 빠져나가 댁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관리한다.

행사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직원들의 업무 분장을 하는데 그때부터 신경쓰는 것은 직원들이 안전요원으로 언제,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큰 행사를 큰 행사든 작은 행사든, 심지어 일대일로 어르신과 대화 후 배웅할 때도 출입문을 잡아드리고 문턱이나 계단을 조심하라고 언지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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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이전에 축구를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지정책을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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