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이 돌아왔다. 더 지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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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이 돌아왔다. 더 지독하게

②불꽃 사칭해 성착취한 ‘엘’

반성착취 활동가 사칭형 성착취 ‘포맷’화

수사는 ‘오리무중’… ‘유포’ 있었는데 인지 못해

불꽃을 사칭한 성착취범이 A(가칭, 14세)씨에게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를 재구성했다. 출처: alookso

“안녕하세요, 텔레그램에서 A(가칭, 14세)씨 사진과 개인 정보가 퍼지고 있습니다. 수위 높은 사진들이 비밀방에 올라왔습니다. 아직 본 사람은 많지 않은데 빨리 신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말씀드려요.”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메시지는 원본 메시지를 재구성했습니다.)

올해 1월, A(가칭, 14세) 씨의 페이스북으로 낯선이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텔레그램에서 A 씨의 사진과 개인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무엇을 보고 당신을 믿냐, 증거대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추적단불꽃’(디지털 성범죄 취재 기자이자 활동가. 현재는 ‘불꽃’이라는 이름으로 이 기사를 쓴 에디터 원은지가 운영하고 있다) 활동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말을 했다. “우선 유포를 막고 싶다면 가해자에게 텔레그램 대화를 거세요.”

A 씨는 대화방에 들어갔다. ‘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엘은 A 씨가 다니는 학교, 사는 곳, 나이, 이름과 같은 개인 정보를 줄줄 읊었다. A 씨의 트위터 팔로워만 볼 수 있는 비밀 계정의 사진도 전부 가지고 있었다. ‘나를 팔로우 한 사람인가?’ A 씨 안에서 의구심과 공포가 피어올랐다. 엘은 A 씨가 1초라도 텔레그램 대화를 읽지 않으면 메시지 ‘폭탄’을 보냈다. 숨 막히는 협박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엘과 대화하도록 유도한 낯선이, 추적단불꽃 활동가라는 그는 페이스북에서 ‘텔레그램으로 대화 장소를 옮겨서 제대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잔뜩 겁을 먹은 피해자는 그의 말을 따랐다. 페이스북에서 텔레그램으로 대화 장소를 옮겼고, 추적단불꽃이라는 그는 몇 번이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다.

“지금 이야기하면 도와주실 분 있나요?”
”아니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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