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는 왜 중독성 물질 제조 업계와 손을 잡았나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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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5
 By 월트 보그다니치(Walt Bogdanich), 마이클 포사이드(Michael Forsythe)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가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제조사를 컨설팅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 맥킨지는 수십 년간 대형 담배 기업들에 자문을 해주고 있는 건 물론, 최근에는 전자 담배 회사 쥴에도 조언을 하고 있다.
뉴욕의 맥킨지앤컴퍼니. 맥킨지가 오피오이드 제조사와 일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담배 기업과 전자 담배 기업 들과의 협업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출처: 뉴욕타임스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앤컴퍼니(이하 맥킨지)는 2017년 말, 쥴 랩스의 이사진과 만났다. 쥴 랩스(이하 쥴)는 전자 담배 제조 회사다. 쥴 전자 담배는 최신 유행에 열광하는 십대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순항하고 있었다. 쥴의 제품은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숨기기 좋은 깔끔하고 날렵한 모양에 향이 첨가되어 있으며, 니코틴 함량이 높다.

쥴은 자동차 대기업 포드의 시가 총액을 추월하겠다는 원대한 야심을 품고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즉 맥킨지에 마케팅 자문을 구했다.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맥킨지가 쥴에 청구한 금액은 1500만~17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쥴의 명성에 금이 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맥킨지는 자사의 컨설팅 내용을 비공개로 하길 원했다. 쥴의 제품은 성인 금연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십대 비흡연자에게 니코틴 소비를 마케팅하고 기존 담배 업계가 그들의 부모 세대를 꾀어내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녀 세대를 중독으로 내몬다는 비난을 받았다. 맥킨지의 고객이 된 지 몇 년이 지난 올해 9월, 쥴은 전자담배 마케팅에 대해 정부 조사를 받았다. 쥴은 과실을 인정하지는 않으면서도 4억3850만 달러의 보상금 지불에 합의했다. 마케팅에서 문제가 된 것은 어린 모델을 내세우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점과 니코틴에 향을 첨가한 것 등이다.

이번 합의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알려진 맥킨지는 쥴과의 협업에서 청소년층 흡연 방지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협업은 중독성 물질을 팔아온 기업들을 컨설팅한, 수십 년간의 유구한 맥킨지 역사에서 가장 최근의 업무일 뿐이다. 한편에선 정부 규제 당국을 컨설팅해주면서 반대편에선 규제를 받는 기업들을 홍보하는 맥킨지의 역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해, 맥킨지는 최소 6억 달러의 배상금 지불에 합의했다. 주 정부 조사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중독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 제약 회사 퍼듀 파마와 다른 제약사들에 자문을 제공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맥킨지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소비품의 판촉을 위해 제조사들에게도 조언을 해왔다. 그 소비품은 바로 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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