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이후의 동향: 우리는 여자를 경멸한다
설거지론의 파급 이후 두 달.
설거지론의 여파는 인터넷을 한 번 휩쓴 뒤 빠르게 잠잠해졌지만, 그 진원지인 남초에서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조용한 듯합니다.
설거지론의 주체는 퐁퐁남, 말하자면 연애 시장에서 인기가 없던 베타메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설거지론은 곧 베타메일론이며 바로 이것이 지난 두 달의 이야기입니다.
설거지론의 유포와 함께 조명된 것은 레드필, 곧 《매트릭스》에서 은유되었던 빨간 약입니다.
레드필은 일종의 사회운동이자 이념으로써, 미국에서 지난 10여 년간 롤로 타마시와 같은 주요 인물에 의하여 전파되어 왔습니다.
레드필의 골자는 여성의 성적 전략과 선호에 대한 해석입니다.
레드필은 여성의 성적 선호가 상향심을 띤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상층 지향성은 상층의 '알파메일'과 하층의 '베타메일'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설명됩니다. 우선 이것은 생득적인 용모나, 성취적인 지위와 같은 남성 간 상대적 위계 관계입니다.
또한 한국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던 남성과 여성의 사이의 위계 관계로서, '나쁜 남자(갑남)'와 '착한 남자(을남)'에 상응하기도 합니다.
여성은 연애 시장에서 알파메일(원시적 엘리트)을 선호하며, 결혼할 시기가 되어서는 베타메일(문명적 엘리트)을 선호하지만, 그럼에도 알파메일에 대한 선호는 되살아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레드필 진영은 단호히 제안합니다.
남성은 알파메일이 되어야만 한다고.
이상의 요약은 그 기저의 원념을 제외한, 매우 순화된 표현입니다.
이와 같은 세계관의 형성은, 얼룩소 편집진이 설거지론을 진단한 것과 정반대편을 향하고 있습니다.
얼룩소는 "동등한 협업에 기반"한 "관계 맺음의 역량"이 부족한 남성들이 여성의 성 선택에서 도태되는 것이라 진단합니다.
그러나 레드필 진영은 그것을 베타메일이 삼켜온 블루필이라고 부르며 배격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속아왔다는 배신감을 토로합니다.
읽는 분들의 불쾌감을 덜 수 있도록, 좀 더 간접적 예시를 먼저 들겠습니다.
여성 욕망의 표현형인 로맨스 장르에서는, 여성 주인공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