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기, 백신의 역할

장영욱
2023/05/12
 
0. 상황 종료?
   
지난 5월 5일,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해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5월 11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6월 1일부터는 아직 남아있던 방역조치도 대부분 없어지거나 권고로 바뀝니다. 
   
물론 코로나19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선 연일 2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하루 열명 내외의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이의 등장으로 유행의 증감을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면역과 백신접종으로 획득한 인구집단 면역 수준이 상당히 높고(지난해 12월 기준 항체보유율 98.6%), 의료체계 대비역량이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수준의 비상대응은 불필요해졌습니다. 이젠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코로나19 유행을 관리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지난 유행을 뒤돌아보고, 그간의 피해를 복구하며, 앞으로 다시 올 위기에 대비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지금 시점에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한겨레 칼럼에 간략히 적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유행 때 백신이 한 역할을 살펴봤습니다. 일각에서는 “백신 맞아도 다 걸린다”, “부작용이 심각하더라”, “다시는 안 맞는다” 등등의 의견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주요 일간지에서도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정보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얼마나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앞으론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와 다른 연구자들이 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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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신의 효과
   
지난 팬데믹 기간 중 백신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질문은 “백신 접종으로 인해 몇 명이 죽음을 피했는가?”입니다. 
   
Lancet Infectious Disease에 실린 한 연구는 접종 시작 후 1년간 백신이 구한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약 2000만명에 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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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국제 이주, 감염병 대응, 유럽경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불편한 질문'이 '좋은 정책'을 만든다고 믿으며, 여기선 그런 질문을 던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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