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지고도 이기는 방법, 이재명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정환
이정환 인증된 계정 · 슬로우뉴스 기자.
2024/02/12

“민주-진보 빅텐트라는 달콤한 거짓말”이라는 조귀동(‘이탈리아로 가는 길’ 저자)의 글과 “민주당의 연합 위성정당 꼼수, 정의당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최병천(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이재명(민주당 대표)이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 선거법 개정 없이 47석을 모두 연동형으로 배분하는 구조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민주당은 비례 의석을 1석도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2024년 1월 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각각 36%와 34%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태다. 2월 첫주 조사에서는 35%와 34%로 집계됐다. (‘기타’를 선택한 응답자가 20%가 넘기 때문에 실제로 선거에서는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
  • 만약 4월 총선 정당 투표에서 민주당이 지지율 35%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지역구 당선자가 104명만 넘어도 비례 의석을 단 1석도 배분 받을 수 없다. 이것이 5년 전 민주당 주도로 만든 게임의 규칙이다.

멋지게 지는 방법.

  •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안 만들고 원칙대로 민주당 간판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이재명과 이탄희 등이 책임지고 비례 앞 자리 번호를 받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 국민의힘 위성정당이 15석 안팎의 비례의석을 확보하겠지만 민주당은 0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의 꼼수와 비교되는 원칙있는 패배, 이게 이재명이 말한 멋지게 지는 방법이다.

멋지게 졌을 때 얻을 수 있는 정치적 효과.

  • 현실적으로 올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
  • 어차피 병립형으로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면 이재명은 두 가지 전략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 첫째, 민주당이 이기는 전략과
  • 둘째, 국민의힘이 패배하는 전략이다.
  • 둘의 차이는 15석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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