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담론이 기자들의 질문 관행, 정부 R&D 성과, 국가대표 축구팀의 실력에 미치는 영향
2023/02/05
이 글에서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공정성에 대한 요구를 강화시켰고, 그렇게 형성된 공정 담론은 다시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에서 비효율성을 촉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일종의 사회학적 가설을 제기하고자 한다. 사회학자가 아닌 사람이 개인적 경험과 추론에 기반해서 제기하는 가설이므로 여러 결함과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주제를 깊이 연구하신 분들께서 코멘트를 주시면 좋겠다.
1. 경제적 양극화가 공동체의 제도와 관행에 미치는 영향
경제적 양극화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낳는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장기화되면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주는 유대감이 깨지고 사회적 지속가능성(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 결속을 유지해가는 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것은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로 나타날 수도 있고(한국일보, 2023.01.16., 공동체적 가치 상실로 한국 사회 사실상 내전 상태) 묻지마 범죄 같은 만인을 향한 만인의 투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가끔씩 사회면을 장식하는 사회 병리적 현상들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초기에는 학교 폭력 같이 개인 수준의 일화적 일탈에 그치지만, 양극화가 사회적 상수로 고착화되고 장기화되면 병리적 현상은 집단 단위로 확대된다. 더 나아가 양극화와 경쟁 압력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이 구성원 전체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동체의 규범과 관행을 바꾸기도 한다. 한국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사회 병리적 일탈이 집단 단위로 확대된 사례로는 일베가 ‘보통사람들’에게로 확산된 것을 들 수 있고, 공동체의 규범과 관행이 바뀐 사례로는 공정 담론이 확산되면서 평가 및 성과보상 체계가 변한 것(예: 블라인드 평가 도입)을 들 수 있다. 김범수(2022)는 우리 사회에서 공정 담론이 확산된 것이 경제적 양극화의 귀결이라고 보았다.
“우리나라도 고도성장 시대가 끝나고 양극화로 인해 성장의 혜택이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분배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제한된 자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