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단의 비유] 건너마을 건달들과 우리동네 양아치들

로빈K
로빈K 인증된 계정 · 사회복지 질적 연구자
2023/03/03
어떤 마을이 있었어요. A마을이라고 부를게요. 강을 사이에 두고 다른 마을이 있었어요. B마을이라고 해둘게요. 

두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어요. 마을 안에서도 썩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었는데, 마을끼리 싸울 때는 그래도 힘을 보태곤 했죠.

그러던 어느날 B마을의 세력이 엄청 세졌어요. 주민의 수도 2배 이상 늘고, 다른 마을들하고 거래를 열심히 하더니 부자마을이 됐죠.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마을들을 넘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연장'들을 만들었어요. 영화에서 조폭끼리 싸우기 전에 '야. 연장 챙겨'라고 지시할 때의 그 연장이죠. 마을끼리 패싸움할 때 쓸법한 연장들을 만드는 것이 심상치는 않았고, 전에도 쳐들어온 적이 있어서 불안했지만, A마을로서는 딱히 방법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실제로 B마을의 건달들이 연장을 들고 쳐들어왔어요. 마을 남자의 상당수가 싸우다가 죽거나 다쳤고, 일부는 다른 마을에 쳐들어갈 때 일 시키려고 끌려 가기도 했어요. 마을의 젊은 여자들은 강간을 당하기도 했고, 다른 마을을 공격할 때 데리고 가서 성욕을 해결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죠. 

남은 A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B마을에서 온 건달들이 동네 입구에 있던 집 하나씩 빼앗아서 자리를 잡고, 말 잘 들을 법한 A마을 주민 몇 명을 불러서 통장을 시켰어요. 그중 일부는 동네 양아치들이었죠. 처음에 좋은 사람이었든 나쁜 양아치였든 결국 B마을 놈들보다 더 악랄한 양아치들이 되었어요. 

A마을 양아치들은 B마을 건달들이 하라는 대로 다 할 뿐 아니라 더 나쁜 짓도 많이 했어요. 각 가정에서 생산하는 물건의 1/3 정도를 B마을로 갖고 오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1/2 정도를 빼앗고, 1/3을 제외한 나머지를 제 주머니에 채웠어요.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물건을 만들라고 하고,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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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의 은밀한 맥락과 패턴을 탐색하고, 사회복지를 위한 더 나은 대안을 찾고자 하는 사회복지 질적 연구자 /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자 / 시민기자 / 모태신앙 개신교인-신학대학원 졸업생-a Remnant Of Belivers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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