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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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쟁

북유럽 최대 산유국의 '자기반성'... 우리와 얼마나 다른가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9/06
2017년, 나는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상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 다른 자리에 서서 다른 풍경을 볼 때 비로소 다른 시선을 얻게 된다는 오랜 가르침을 나는 몸소 깨우치고 있었다. 수많은 광경, 이를테면 전속 항진하는 배의 선수를 먼저 지나치겠다 달려드는 수십 마리 돌고래 떼라거나 한가롭게 유영하며 푸우푸우 물을 뿜어대는 어미고래와 아이고래의 모습, 서울 하늘을 비좁게 여길 만큼 광대하게 펼쳐진 하늘 따위를 나는 보았었다.
 
사방 무엇도 없는 망망대해 가운데 가득 흩뿌려진 별빛을 올려다보면 어디까지가 내가 딛고 선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내가 이를 수 있는 곳인지가 헷갈릴 지경이 되고는 하였다. 이따금은 육지가 수백킬로미터는 더 떨어진 바다 가운데서 솟구치는 불길을 발견하고는 하였는데 선원들은 그것이 바다에 구멍을 뚫어 석유를 뽑아올리는 해양플랜트라 하였다.
 
그런 해양플랜트는 그야말로 곳곳에 있었다. 인도양과 아프리카 근해, 유럽에서까지도 수시로 해양플랜트를 마주했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그 설비는 아래로 수백미터나 관을 뻗고, 그 관 안에서 길쭉한 드릴을 돌려 해저면에 구멍을 뚫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관으로 원유를 빨아올리니, 그렇게 뽑아낸 원유를 정제하여 우리는 에너지로 쓰고 있는 것이다.
 
북해 최대 산유국의 해양재난 블록버스터
▲ 더 버닝 씨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노르웨이는 북해 북면 길게 뻗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동편의 국가다. 고도로 발전된 민주주의 국가이자 북유럽 5개국 가운데서도 가장 부유한 국가로 꼽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인구가 적고, 소득은 높으며, 천혜의 자연까지 보존한 이 나라를 세상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데, 그 근저에 활성화된 석유산업이 있다는 사실은 생각만큼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배를 타고 베르겐항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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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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