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가 자랑이 되는 때에

윤지슬
윤지슬 · 콘텐츠를 다루고 만듭니다
2023/03/13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 세상에 이만큼 섬뜩한 문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살인이나 범죄에 대한 통계는 다루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케이스를 ‘동반 자살’이라 불러왔던 오랜 역사에서 알 수 있듯, 살인과 범죄에 대한 정의부터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세상 어느 곳에서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 셀 수 없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이 세계가 시작될 때부터 그랬을 것이고, 세상이 끝날 때까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사람을 죽일 것이다. UNODC에서 정의하는 살인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 아래 살인이라는 범죄로 묶인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끝없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건 살인은 끔찍한 행위다. 강력범죄 보도를 접할 때 마음속에 일어나는 혼란스러움은 여기서 기인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매번 두려우면서도 이러한 질문을 놓을 수 없는 까닭은 나 역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살인을 포함한 강력범죄에 얽힌 키워드가 ‘미움’, ‘악’, 그리고 무엇보다 ‘의지’라고 본다. 다시 말해 악행을 저지른다는 것은, 타자를 향한 적의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의지적 표현이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도, 누구나 해낼 수 있지도 않다.

 

 내 오랜 의문은 거기서 출발했다. 누구나 마음속에 악한 부분이 있다. 나 역시 스스로 그것을 느낀다. 하지만 나도, 내 친구도, 내 이웃들도 큰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살아간다. 사람은 대부분 그렇다. 생명체가 어떠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몸에 심각한 질병을 안고 살아가며 그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탈이 나고 구토를 하면서도 식사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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